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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Jul 26. 2022

인생은 참 알 수 없다

오늘의 인생(20220726화)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특진자료를 제출했다. 내근을 대상으로 특진하는 제도이기에, 내가 특진할 가능성은 조금 희박하다. (나는 상황실  3, 내근 1개월로 지원했다) 작년에는   정도 자료를 모으고, 정성을 다해서 공적조서를 작성했다. 작년에 떨어져서(작년에 번뜩 깨달은 것은 우선 내가 내근이 아니라는 사실) 올해는 제출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해보라는 응원의 메시지(물론 알고 있다.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을) 받고 주말 이틀 동안 꼬박 자료를 만들었다. 작년에 만들어 놓은  있었지만, 제출 서식이 바뀌고, 추가할 자료에다가 공적조서 작성하는  만만치가 않았다.


올해의 추가 공적조서를 작성하면서 '인생은 참 알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소방의 날에 청장상 공적조서를 올렸다가 떨어졌었다.


'난 뭘 해도 안 되는구나.'


청장상에 떨어지고 얼마 안 되어서, 소방청 TF 공지가 떴다. 문서에는 TF에 합류할 시 '소방청 표창장 상훈 예정'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어라. 한 번 지원해보자.'


그리하여 뚝딱뚝딱 서류를 만들어서 메일로 지원했다. 몇 주 뒤에 연락이 왔고, 나는 소방청 TF 비상설로 합류했다. 그리고 21년 12월 31일 마지막 날에 청장상이 택배로 배달됐다.


'아, 표창장이 택배로도 오는구나.'


그 후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세종시로 내려가서 TF 회의에 참석하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 비상설이어서 아직도 TF는진행중이고, 지금은 TF에서 만든 자료를 사이버 콘텐츠로 만드는 내용 전문가에 선정되어서 시나리오와 동영상을 작업중이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본부에서 '경기소방이야기' 편집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본부 담당자가 '소방관 아빠 오늘도 근무 중' 책을 출간한 사실을 알고 연락을 줬다. 나는 열과 성을 다했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


아무튼 공적조서를 작성하면서 '소방청 TF, 사이버 콘텐츠 내용 전문가, 경기소방이야기 편집위원 활동 등'을 추가했다. 아. 소방학교에서 인문학 강의까지.


'참. 내가 이 직업에서 이렇게 활동할 줄이야. 언제 그만둬야 할지 고민했던 나인데.'


특진의 결과는 몇 달 후에 알게 되겠지. '만약 특진이 된다면, 만약 특진이 안 된다면'


그냥. 내가 15년 동안 떠나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이렇게 활동하는 내가 신기하면서 사람에게 터닝포인트(책 출간)를 통해서 태도가 바뀔 수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기회가 온다면 그 기회가 무엇이든지 간에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그 결과가 예상되더라도 혹시 아나 내가 특진할지.^^  만약 작년 소방의 날에 청장상을 탔다면 아마도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조용히 근무하고 있겠지. 인생은 참 알 수 없다.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코 알 수 없다. 그래서 인생은 멋진 것이다.'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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