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치치 Aug 28. 2022

율의 도전에 큰 박수를 짝짝짝~

오늘의 인생(20220828일)

혜경스와 하온이 없이 보낸 12일째다. 하온이가 태어난  거의 2주가 지나간다. 혜경스가 갓난아이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줄 때마다, 어색하지만 하온이가 우리 곁에 있음에 감사한 하루다.


오늘 하루를 마무리할 때쯤에 갑자기 율이가 내일 학급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니 왜 잠잘 시간에 출마 선언을 하는 거야.’


공책과 연필을 챙겨서 거실 테이블에서 내일 발표할 공약을 적는 율. 우선 부회장에 출마 연설문과 부회장 삼행시를 지었다. 몇 번을 읽고,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연설문을 수정한다. 나는 연설하는 율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서 보여줬다. 이제 거의 마무리다. 내 눈은 조금씩 감긴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회장 출마도 한단다. 회장에 출마했다 떨어지면 부회장에 출마한단다.


다시 회장 연설문과 이행시를 작성한다. 회장의 시제가 만만치 않다. 우리 남자 넷은 국어사전을 꺼내 놓고, 머리를 맞댔다. 드디어 회장 이행시가 완성되었다.


‘회: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엄마, 아빠처럼 열심히 일하고,

장:장구 소리처럼 즐거운 무지개 반을 만들겠습니다.’


좋다. 올드해 보이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고민하고, 꼼꼼하게 확인하는 율의 모습이 좋다. 그래서 나는 율에게 공약했다.


‘내일 결과에 상관없이 도전하는 율이 자랑스러워 치킨을 쏘겠다’


세 아들 아니 이제 네 아들이구나.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각자의 성격과 기질이 다름을 깨닫는다. 아이들의 다름을 알면서도 나는 귀찮고, 지쳐서 획일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말이다.


오늘 율의 회장 출마 준비를 보면서, 이 아이의 꼼꼼함을 다시 한번 발견한다. 3년 전 부산 여행 갈 때는 작은 가방에 의약품을 잔뜩 챙겨서 유용하게 사용했었는데 말이다.


사랑하는 율~

너의 도전에 큰 박수를 짝짝~

정말 멋있고, 훌륭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아빠는 율이냐 정말 자랑스러워.

고맙고, 감사해. 사랑해.

떨지 말고, 아자아자 화이팅!

20220828 아빠 드림 

매거진의 이전글 쌍둥이, 좋아하는 축구 선수의 사인을 받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