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개표소 지원을 나가면서

by 치치

지난 3월 9일 수요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였다. 안타깝게도 나는 24시간 당번 근무라, 가족이 곤히 자는 아침에 조용히 출근했다. 낮 동안은 조용했다. 오후 6시에 저녁을 먹고, 나는 슬슬 대통령 선거 개표소 지원 출동 준비를 했다. 참고로 내가 근무하는 곳은 경기도 00 군이다.

'왜 소방관이 대통령 선거 개표소에 지원을 나가느냐?'

궁금하시죠. 대통령을 포함한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시 소방, 경찰, 한국전력, 시청 등 관계자들은 개표소로 지원 출동을 나간다. 기관마다 맡은 지원 업무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소방차를 개표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주차 후 개표소 안까지 소방 호스를 연결했다. 그리고 다른 대원들과 개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대기했다.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하기 위해서 소화기를 가까이에 배치하고, 개표장 주변을 순찰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드디어 선거관리의원장은 최종 개표가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종료 소식을 듣자마자, 긴장이 확 풀렸다. 꾹 참고 있던 잠이 무거운 눈꺼풀과 함께 슬슬 내려오기 시작했다. 시곗바늘은 이미 새벽 3시를 가르킨다.

소방서에 복귀 후 차량을 차고에 주차했다. 마무리 점검하고, 정리를 마쳤다. 대기실로 들어가기 전에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때마침 책상 위에 있던 햄버거를 하나 먹었다. 먹고 나서 후회한다.

‘이제 야식은 금지인데’

장시간(오랜만에) 개표소 지원 근무라 긴장을 많이 했다. 잠시 눈을 감았더니, 오늘 나갔던 개표소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줄지어 들어오는 투표함을 실은 차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과 투표함, 그 투표용지를 개수하는 개수기 소리와 곳곳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오늘은 왠지 모르게 '다른 날보다 밥값을 10배'는 한 것 같은데 내가 생각했던 후보가 당선이 안 되어서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작가의 이전글금녀의 벽을 깨는 소방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