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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치 Jul 14. 2023

조금만 더 참을 걸

오늘의 인생(20230714금)

어제는 호우경보로 종일 바빴다. 하필 내 근무에 비상소집이라니. 다행히 비는 생각보다 많이 내리지 않았고, 새벽에는 조용했다. 그러나 아침을 먹고, 화재로 출동했다. 비닐하우스.


현장에 도착해서 여러 상황을 살피고, 나중에 도착하는 차들을 확인했다. 화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때쯤, 어느 지휘관이 차량 진입 위치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나는 해당 차량 운전자에게 이 내용을 전했다.


‘비도 오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나서’


현장이 마무리되고, 복귀 후 빗길을 뚫고 퇴근했다. 문뜩 아까 그 현장에서 그 후배가 생각이 났다.


’왜 내가 그 현장에서 그 운전자(후배이자 펌프차 운전 경력이 아주 짧은)에게 지적사항을 말했을까?‘


나 말고도 여러 사람이 차량 위치에 관해서 이야기했을 텐데, 내가 조금만 참을걸. 괜히 미안해졌다.


’아마도 폭우에 운전이 서툴러서 많이 긴장하고, 현장에서 정신이 없었을 텐데.’


그제 솔의 축구 경기를 보고 왔다. 하지만 대실망이었다. 상대편은 중학생이었지만 솔이 쉽게 막을 수 있는 볼의 실수인지? 실력인지? 너무 많이 골을 허용했다. 아쉬웠다. 안타까웠다. 속상했다.


나중에 솔이가 집에 왔을 때, 아무말도 안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터져버렸다.


‘실력이 없는 것 같다. 그만두어라.’


이때도 조금만 더 참았어야 했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후회했다. 조금만 더 참을걸. 스스로 자기 실력을 깨달을 수 있게 기다려 줄걸.


비가 오고 그래서 솔과 그 후배 생각이 났다. 미안했다. 기다려 주지 못 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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