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일 차다. 시원한 커피와 함께 바깥공기를 마시고 싶어졌다. 옷을 입고, 신발을 신었다.
“나, 밖에 산책하고 올게. 뭐 필요한 것 있나?”
“그럼, 삼각김밥 좀 사다 줘.”
“응. 알겠어.”
약을 많이 먹어서 쓰린 속을 움켜잡고 계단을 내려갔다. 밤 9시가 넘어간다. 집 앞 편의점에 갔더니, 삼각김밥이 없다. 하나도 없다. 30분 뒤에나 입고 된단다. 다시 역 부근으로 걸어갔다. 중간에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시원은 한데, 지금의 내 몸처럼 맛은 별로다. 벤치에 앉아서 잠시 커피를 마신 후 다른 편의점으로 향했다. 거리에 사람들이 참 많다.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들, 치킨집에서 치킨 먹는 사람들, 벤치에서 서로의 얼굴 바라보며 앉아 있는 커플들까지. 잠시 거리 구경을 마치고, 두 번째 편의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없다. 다시 세 번째 편의점에 도착했다. 여기도 없다.
‘포기할까? 아니야. 아내를 위해서 이깟 삼각김밥쯤이야.’
다시 길 건너 편의점에 들렀으나 없다. 아마도 토요일이라 끼니를 간단하게 때우는 사람들이 많아서 삼각김밥만 다 사 간 것 같다. 이제 기대하는 마음을 조금 접고, 마지막 편의점에 도착했다. 그러나 있다. 삼각김밥이 그것도 네개나 있다.
‘심봤다.’
기쁜 마음으로 삼각김밥을 계산 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1시간 넘게 헤매다가 사 온 삼각김밥을 마치 긴 전쟁에서 이겨 공주에게 보물을 바치는 듯 전했다. 이번 한 주도 고생(막내는 고열, 나는 코로나, 독박 육아)이 많았던 아내는 눈물을 흘리지는 않고, 소파에 앉아 맛있게 먹는다. 다행이다. 내가 그녀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게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