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넷 아빠의 목요편지
10년 전 일입니다. 큰아이가 4살쯤에 자전거 유아 안장을 사서 제 자전거에 설치했었습니다. 큰아이를 유아 안장에 태우고, 동네에 다니거나 한강에 바람 쐬러 다녔습니다. 쌍둥이가 태어난 후 2인용 트레일러를 샀습니다. 큰아이는 유아 안장에, 쌍둥이를 2인용 트레일러에 태우고, 여름에 집 근처 물놀이장에 다니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무슨 용기로 3명의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다녔는지 의문입니다. 아마도 그때는 제가 젊었고, 아이들과 함께 다니는 것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 아이들은 보조 바퀴 달린 자전거를 시작으로 지금은 로드 자전거를 한 대씩 타고, 다닙니다. 아, 맞다. 7년 전에 보조 바퀴 달린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갔던 사진을 핸드폰에 발견했습니다.
‘참, 시간 빠르다. 지금은 로드 자전거를 타고 함께 한강을 가는데.’
시간에 흐름 속에서 ‘자전거와 함께한 아이들과의 추억’은 마무리가 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두 주 전에 막내의 유아 안장을 샀습니다. 당근을 부리나케 검색해서 마음에 드는 유아 안장을 찾았습니다. 바로 사서 그 자리에서 바로 설치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자전거 앞 바구니도 사서 설치했습니다. 앞 바구니를 달아본 것은 처음입니다. 유아 안장을 설치하고, 앞 바구니를 단 채 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앞, 뒤로 물건을 가득 담았습니다.
‘바구니와 유아 안장이 참 편하네.’
이제 막내를 자전거에 태울 차례입니다. 막내를 하원시키고, 놀이터에서 실컷 논 다음에 자전거 유아 안장에 앉혔습니다. 그러나 제 기대와 달리 막내는 무서워합니다.
‘왜 무서워하지?’
처음 높은 자전거를 타고, 자기 눈앞에 제 등 때문에 막혀있어서 무서워하는 것 같습니다.
‘이거 당근에 또 팔아야 하나?’
막내의 거부로 첫날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날 막내를 꾀어서 유아 안장에 앉혀 자전거를 천천히 끌면서 단지를 반 바퀴 돌았습니다. 그다음 날은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조금씩 자전거에 적응할 때쯤에 과감히 자전거 페달을 밟고 나갔습니다. 막내는 조금 무서워하더니, 금세 적응합니다.
‘휴, 다행이다.’
놀이터에서 놀고, 집으로 가는 길에 막내는 자기 안장이 달린 제 자전거를 보면서 자전거를 타자고 말합니다. 저는 막내가 무서워하기 전에 손흥민 선수의 속도로 막내를 자전거에 태웁니다. 그리고 단지를 한 바퀴 돕니다.
전에 큰아이를 유아 안장에 태우고 멀리까지 가 본 적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막내를 태우고 멀리까지 가 보고 싶습니다. 서로 노래를 부르면서, 새와 나무 이야기도 하면서 멀리까지 가 보렵니다.
우선 여름이니, 자전거를 타고 근처 물놀이장에 다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