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5화-육아휴직 12일차(부모님이란)
0250805화-육아휴직 12일차(부모님이란)
"엄마, 오줌 쌌어요"
막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아빠가 아니라
엄마를 불러서
나는 자는 척하고 있었다.
단순히 오줌으로 옷만 젖은 줄 알았는데,
바닥에 깔아놓은 캠핑용 매트리스도 젖었다.
아내가 메트리스를 화장실에서 물로 씻는다.
화장실 물 소리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
'새벽 5시다'
막내는 옷을 찾고 있었다.
나는 막내에게 옷을 입히고,
다시 누웠다.
'어차피 6시에 일어날 건데, 그냥 일어날까'
눈을 뜨니, 7시 20분이다.
'에이, 나가자. 산책하자.'
아침 6시에 일어나서,
걷던, 뛰던 할 생각이었는데,
늦었지만 나갔다. (육아휴직 후 처음으로 아침 시간을 산책하면서 맞는다)
나시에 반바지 차림으로(사실 잠옷이지만)
'바람이 살랑거린다'
25분을 걸었다. 어제 운동했던 산책로 끝에서
'위로 올리기 역기'를 10번 했다. 어깨가 아프다.
어제의 후유증인 것 같다.
'이런 평소에 운동 좀 하지'
이른 아침부터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산책하는 부부가 보인다.
나무들 사이로 걷는 저 가족의 모습이
보기 좋다.
아기는 6개월 정도 된 것 같다.
아빠가 안아주니,
뒤에서 쫓아오는 엄마를 보고,
'꺆'
소리를 내면서 웃는다.
다시 집에 돌아와 아침 준비다.
며칠 전에1kg짜리 햄을 샀는데,
'싼 게 비지떡'인지,
겉은 햄 같은데, 속은 소시지다.
역시 주부 9단의 길은 멀었다.
애들도 맛이 없는지 잘 안 먹는다.
아. 드디어 턱에 뾰루지가 났다.
역시 집안일은 만만치 않다.
차라리 출근이 더 나을 수도.
아침 먹으면, 점심 걱정하고,
점심 먹으면, 저녁 걱정하고.
저녁 먹으면, 아침 걱정중이다.
아내는 오늘 의정부로 출근한다기에,
나의 도서관 시간을 아내의 셔틀버스로 대신했다.
막내를 어린이집에, 축구소년 솔을 학교로,
마지막으로 아내를
의정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었다.
고속도로에 올라타면서.
부모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양가 부모님은 이제 다들 칠십이 넘으셨고,
우리 쪽은 엄마 혼자 지내시고,
아내 쪽은 두 분 다 계신다.
먹고사는 것.
용돈 드리는 것.
형제들이 부자는 아니지만
다들 먹고 살 정도는 된다.
부모님에 용돈을 드리고,
집안일 챙기는 것.
현재까지
부모님들이 크게 편찮으시지 않고,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우리가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을수록,
부모님들은 죽음과 더 가까이 갈 것이다.
(죽는 데는 순번이 없긴 하지만, 확률상)
생각만 하지 말고, 시간이 없다고 핑계 대지 말고, 지금, 이 순간 우리와 함께
계신 부모님을 한 번이라도 더 찾아가고, 전화하고, 아껴드려야겠지.
#김종하 #소방관아빠오늘도근무중 #육아휴직 #막내 #육아휴직일기 #12일차 #부모님 #산다는건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