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8(화)-육아휴직 95일차(친절은 떼쓰는 막내를 춤추게 한다
어제 어린이집 하원 후 미용실에서 막내의 머리카락을 자를 계획이었다. 엄마의 수고를 덜기 위해서 미용실에 도전했지만 어제도 실패다. 올해 들어서 미용실 실패가 몇 차례이었다. 미리 막내에게 미용실 가기 전에 여러 가지 옵션을 설명했었다.
"미용실에 머리카락을 자르면 '헬로 카봇'을 보고, '하리보'를 먹을 거야."
"네, 미용실에서 머리카락 자를 수 있어요."
미용실에 도착하자마자 포기다. 막내에게 아직까지 미용실은 낯설고, 적응하기 어려운 곳 같다. 미용실 의자에 앉아보지도 못하고, 바로 나왔다.
'어쩔 수 없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사실은 내가 여기까지 너를 어떻게 데리고 왔는데, 왜?)'
기억력이 좋은 막내는 머리카락을 자른 것과 상관없이 헬로 카봇과 하리보를 요청한다. 아이에게 미리 '00 하면 00 해 줄게'라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을 알지만.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서 우유와 하리보를 샀다. 집에 도착해서 단지에서 혼자 자전거를 타고, 나무 옆에서 노래 부르면서 놀았다. 친구들은 단체로 키즈카페에 갔고, 아무도 없는 놀이터는 쓸쓸했지만 막내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퇴근한 아내는 지친 몸을 이끌고, 막내의 머리카락을 잘라주었다. TV 앞에서 헬로 카봇을 보면서 말이다. 미용실에서 자르면 좋으련만 기다림이 필요한 듯.
어제의 승자는 막내다.
하원하면서 막내의 선생님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막내의 요즘 행동 대해서 물었다. 선생님은 말씀하시길, '반에 떼를 엄청 심하게 쓰는 아이가 2명 있는데, 그 친구들을 따라 하는 것 같다.'라고 말이다. 막내가 눈치가 빨라서 그 친구들을 따라 하는 것 같다. 떼를 쓰면 자기의 말을 들어주니까. 그런 거였구나. 39개월에 친구들의 영향까지, 여러 가지 복합적으로 엉킨 몇 주였다. 하원 후 미용실에 가면서 막내와 약속했다.
"우리 서로 친절하게 말하고, 행동하자."
"네."
"필요한 게 있으면 울고, 소리 지르는 게 아니라 옆에 와서 말해줘."
"네".
내 말을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오늘 아침 등원 준비 중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양호했다. 자전거 로 어린이집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어린이집에 들어갔다.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알아서 잘 들어간다. 떼를 쓰기 전의 모습으로 말이다.
막내가 기분 좋게 등원하니, 나도 기분이 좋다. 집에 다시 도착해서 오이, 당근, 감을 차례대로 탁, 탁, 탁 소리를 내면서 기분 좋게 잘랐다. 아이나 어른이나 서로에게 친절하면 더 친절해진다. 이 친절이 오늘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쭉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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