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20211130화)
가을의 끝을 잡고 겨울비가 내린다. 언젠가부터 아침 출근길에 비 오는 날이 좋아졌다. 이런 날은 급 휴가 내고, 홀로 카페에서 라테 한 잔과 함께 비멍을 해야 하는데.
아침부터 고양이 마루는 침대 밑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안 한다. 결국 "마루야, 추루, 추루!"로 꼬셔서 데리고 나왔다. 마루는 마치 '자기가 언제 침대 밑에 들어갔냐’는 표정으로 추루를 음청 맛있게 먹는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나는 고양이 김 집사가 되었다. 이제 1년 차다.
어제 세종시로 내려가는 길. 라디오에서 골프 선수 맷 쿠차의 ‘거꾸로 샷’이라는 사연을 들었다. 이 선수는 2015년 한 대회의 악명 높은 17번 홀에서(공이 호수가 옆으로 바짝 붙어서 스윙을 할 수 없는 공간) 보통의 방법이 아닌 거꾸로 샷을 날려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그 샷이 그린에 올라갔기에 지금까지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MC는,
‘세상 사는 방법이 늘 앞만 보며 남들과 똑같은 방법이 아닌 가끔은 거꾸로 뒤집어서 생각하더라도 방법은 있는 것’
같다며 살을 덧붙였다. 왠지 앞만 보며 남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 내게 하는 말 같았다. 늘 삶을 거꾸로 생각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가끔은 맷 쿠차의 거꾸로 샷을 생각하며 사는 방법도 삶의 지혜지 않을까.
맷 쿠차는 거꾸로 샷을 성공 후 아마도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어, 되네.” 단지 거꾸로 샷을 하기까지 남의 시선이 신경 쓰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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