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남매맘 딤섬 Nov 27. 2022

네아이가 동시에 아프다

그냥 나의 이야기

 캬~ 

정말 소주 한잔이 생각나는 몇일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소주 한잔을 마실 수가 없다. 

네 아이가 동시에 아프기 때문이다.


네아이가 동시에 아프다


취업을 포기한건 두아이를 낳고 난 후였다. 두아이가 돌아가면서 아픈데 답이 없었다. 도와주실 분은 없고 어린이집에도 갈 수가 없는 상황이 생각보다 잦았다. 아이들은 엄마를 찾았고 아프기만 하면 열이 39도까지 올라가는데 나는 일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 일했다면 어떻게 해결했을까?? 싶은 아찔한 상황들이 몇번 반복되었다. 그래도 그때는 두아이가 아파도 우리가 잘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두아이가 동시에 아픈적은 있어도 네아이가 동시에 아픈건 처음이다. 네아이를 키운지 2년만에 우려했떤 일이 일어났다. 세아이는 39도의 열이 나고 있고, 한아이는 심하게 기침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셋째가 기침과 함께 열이 나기 시작했다. 비염이 심한 아이라 비염이라고 생각하고 이빈후과에 갔다. 비염도 심하게 왔지만 몸살도 온것 같다고 하셨다. 이틀동안 열이 나면서 힘들어하다가 기침을 심하게 하고 있다. 계속되는 심한 기침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는데 갑자기 둘째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고 가래 소리가 심하게 난다고 하셨다. 항생제와 약을 처방받아 3일째 먹고 있는데 아직도 계속 열이 나고, 없던 기침까지 심하게 하기 시작했다. 둘째가 아프기 시작하고 2일째 되던날 막내가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엄마에게서 떨어지기만 하면 짜증을 부리고 울고 난리가 났다. 체온을 재니 37.5~37.8도가 나왔다. 미열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콧물과 기침이 나기 시작해서 약을 처방받았다. 막내가 아프기 시작한 2일째 (2일째가 늘 문제다) 첫째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열이 나는 것이 아니라 미열이 있다가 하루에 1번 정도 고열로 올라갔다. 같은 시간에 3명에게 해열제를 먹인다 (어찌 이리 같은 시간에 아픈지 모르곘다) 벌써 몇일째 잠도 못자고 아픈 아이들을 간호하고 있다.


아프니 밥도 잘 안먹고 힘없어 하는걸 보는 것도 안쓰럽고, 엄마는 한명인데 다 아프다고 엄마를 찾으니 그것도 안쓰럽다. 아이들 컨디션 좋을 때(막내가 매달려 있지만) 끼니를 챙기고 커피 한잔을 마신다. 날은 쌀쌀하지만 얼음 동동 띄운 아이스 라떼 한잔이 힘이 된다. 



이래 정신없을 때 꼭 다른 일이 터진다. 가만히 주차되어 있는 차를 다른 차가 박았다. 사고 처리는 다 해주셨지만 차를 가지고 카센터에 가야한다. 와서 차를 가져가는 차센타를 찾았는데 동네에 없었다. 아픈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카센타에 가서 차를 맡기고 집에 와야 했다. 빨리 처리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이 계속 아프고 상황이 더 안좋아 지니 속이 탓다. 새차인데  맡기고 오는것도 불안하고, 사고 흔적은 미비하지만 그걸 해결해야 하는것도 스트레스였다. (내 새차~) 

지금 나는 징징거리는 막내를 달래고 눕히고를 반복하면서, 아이들이 열을 체크하며 해열제 먹을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내 바지 주머니에는 12g짜리 해열제 1개와 6g짜리 해열제 2개가 들어 있다  2시간 후 먹을 수 있는 다른 계통의 해열제는 따로 챙겨두었다. 아이들이 해열제를 먹고 나면 다시 채워넣는다.

둘째는 소아과에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증세 호전이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볼 생각이다. 항생제를 이렇게 먹었는데 왜 열도 안떨어지고 증세는 왜 심해질까?? 걱정이 된다. 



네아이 돌아가면서 아프고 나면 꼭 마지막은 내가 아팟다. 이번에는 이전과는 다른 [트리플 콤보어택] 같은 느낌이라 불안하다. 몇일째 잠도 못자고 아이들을 챙기고 있는데 몸살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파도 아이들 등하원을 시켜야 하고 막내를 돌봐야 한다. 네아이의 엄마가 된다고 했을 때 이런 상황을 생각은 했었지만, 세아이가 동시에 아픈적이 없는데 네아이가 동시에 아프겠어(?) 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답이 없었다. 




"넌 엄마잖아 할 수 있어"


할 수 있는걸 할 수 있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육아는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 있는 것 같다. 한번씩 '내가 경지에 이르렀나?' 싶은 순간이 있다. 이번에 다시 한번 느꼇다. 아픈 한아이와 막내를 데리고 열이 나는 둘째의 병원을 가야 했고, 그렇게나는 일주일 동안 아픈아이들을 데리고 등하원과 병원을 오갔다. 하루를 보내고 나면 술 한잔이 그립다. 벌써 아이들이 아프기 시작하고 두번째 주말이 왔다. 주말이 되면 왜 더 아픈걸까? 저녁이 되면 왜 더 아픈걸까? 나는 늘 의구심이 든다.

뉴스에서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가정양육수당을 늘린다는 기사를 봤다. 내가 지금 저 돈을 받고 있으면 이 힘든 상황에 도움이 될까?? (나는 왜 그돈을 받지 못하나ㅠㅠ) 가만히 생각을 했다. 국가에서 지원은 되지만 시간당 내는 그 조금의 돈도 힘들어서 도우미 이모님을 못 불렀는데..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다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게 살고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바로 진료할 수 있게 소아과나 많아지면 좋겠다!!를 외쳐본다. 대체 왜 아픈걸까? 병원에 가서 진단은 받았지만 넷 다 다른 진단을 받았고 약은 처방받았지만 심해지는 아이도 있다. 엄마는 더 속이 탄다.



많은 생각이 오가는 밤이다.

다음주는 아이들이 회복되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기를 바래본다. 올 겨울은 혹독할꺼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면역을 위해서 배도리지즙을 주문했다 겨울 내내 먹으려면 대체 몇포를 사야 할지 계산이 나오지 않아서 120포를 먼저 구입했다. 약을 잘 먹지 않는 막내를 어떻게 하면 잘 먹일 수 있을까? 이것저것 방법을 찾아 본다. 모든 엄마들이 그럴것이다. 이번을 끝으로 아프지 않고 잘 커주기를 바란다. 


커피를 마셨는데도 머리가 멍하고 붕 뜨는 느낌이 든다.

쪽잠이라도 2~3시간 자야할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사남매 엄마는 혼밥이 익숙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