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남매맘 일탈 여행
여행 떠나기 전날
혼자서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런데 이 덤벙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연히 4~5시 사이에 지하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 번만 검색해봐도 되는 건데 왜 검색을 안 했지??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었다. 한 시간 뒤 비행기였다면 전혀 문제 될게 아닌데... 지하철을 타면 비행기 출발 1시간 전에 도착을 못한다. 버스도 잘 검색되지 않았고 공항버스는 코로나로 중단된 뒤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전날 헛웃음만 나왔다 "ㅋㅋㅋㅋㅋ" 내가 그렇지라는 생각과 함께 늦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마음이 덜렁덜렁거리기 시작했다.
여유 있게 여행하고 싶어서 이것저것 빼고 했는데 지금 현재 제주도 사진을 보면서 "여기 가고 싶다" 계속 중얼거리고 있다. 가도 되긴 하지만 여유 있는 여행보다는 시간에 쫓기는 여행이 될 것 같아서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서 가는 여행인데 시간에 쫓기고 사람에 치이고 하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스스로 마음을 다독인다. 그냥 편하게 다니자... 어떻게 나는 전날까지 고민을 하고 있는 걸까??
공항에 가는 4시 출발 버스들이 검색되어 새벽에 나가서 기다려 보기로 했다. 30분만 딱 버스에 도전해 보고 안되면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카카오 택시가 잘 잡혀주기를) 택시가 기본요금도 많이 오르고 할증료도 비싸서 부담스럽기는 한데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과감히 사용하기로 했다. 일정도 그냥 마음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두려운 마음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첫날
새벽 4시에 일어났다 7시 비행기를 잡은 과거의 나...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모르겠다 당연히 지하철이 있겠다고 생각한 나도 웃기다. 한 번만 검색해도 알 수 있는 건데 그 검색조차 하지 않았다. 전날 출발하려는데 지하철 없는 걸 확인하고 버스를 알아봤다. 일어나자마자 버스부터 조회를 했다. 30분 뒤 도착한다길레 서둘러 출발했다.
새벽 버스에는 10명 정도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 버스 타자마자 술 냄새가 확 났다. 다들 새벽까지 마시다가 타고 가시는 건가?? 싶었다. 1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갔다. 역에 내릴 때쯤 혼자 버스에 앉아 있었다. 환승을 한번 해야 했는데 어렵지 않게 환승해서 공항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했는데 다행이었다.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새벽인데 왜 이리 줄이 길지?? 싶었다. 이 새벽에 아이들도 많았다. 가방 붙이고 하나씩 천천히 했다. 일찍 도착했는데도 불구하고 30분 전에 게이트에 도착했다. 제주 가는 비행기를 타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비행기가 착륙할 때 깼다.
비행기 도착하고 30분 뒤 성산가는 버스를 타려고 계획을 잡았는데.... 비행기 내려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야 했고 짐이 늦게 나와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먼가 첫 단추를 잘 끼우고 싶은 기분이었다. 캐리어 이동 서비스를 신청해 두었기 때문에 가방을 매장에 맡기고 버스 타는 곳으로 뛰어갔다. 버스 도착 2분 전 나는 버스 타는 정류장에 도착했다. 가방을 맡기는 곳과 버스 타는 곳이 반대편이라 걱정을 좀 했었다.
버스 타고 오는 길은 제주 그대로의 풍경이었다. 1시간 동안 자야지 했는데 풍경 보는 재미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잠시만 풍경보다 자야지 했는데 성산일출봉이 보였다. 버스에서 보는 성산일출봉은 또 다른 모습이었다.
버스에서 내려 어디로 가야 하지?? 어벙벙 거리는데 많은 사람들이 한곳으로 걸어가길레 따라가다 보니 성산포항종합여객터미널이 나왔다. 그뒤 터미널만 보며 쭉 걸어갔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사람이 많았다. 우도에서 전기차를 이용할까? 하다가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버스 운전기사분들도 친절하고 좋았지만 나는 전기차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우도에서 계속 길을 잃었고 혼자서 우도의 도심(?)을 걸었다. 걸어도 걸어도 사람도 버스도 차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우도 마을을 온전히 느꼈다 당시에는 힘들었는데... 지금 지나고 보니 다 추억이고 언제 이렇게 우도를 즐길까? 싶기도 하다. (전기차를 이용했다면 편했을 텐데 ㅠㅠ)
우도에서 먹은 첫끼는 꿀맛이었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가게를 발견하는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눈물에 젖은 감동의 햄버거였다. 우도 땅콩 버거를 먹으려고 했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주문을 잘못해서 마늘 버거를 먹었지만 그 또한 좋았다. 다음에는 전기차를 타고 해안을 돌면서 맛집도 가고 바다도 보고 하고 싶다.
내가 상상하던 우도여행은 아니었지만 우도는 또 다른 바다와 모습을 나에게 주었다. (아닐 것 같지만) 이런 게 혼여의 매력인가??
아이들과의 여행에 익숙해져서 인지 여유 있는 여행이 어색했다. 마음속으로 계속 "여유를 가지자" 외쳤다. 앉아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라보고 있으니 시간이 훅 지나 있었다. 내가 이렇게 오랜 시간 바다를 보고 있었나? 의구심이 들었다
혼자 여행하면 심심할 것 같았고 머든 잘 못할 것 같았다. 두려움과 무서움도 있었다. 막상 혼자 오니 아무도 날 신경 쓰지 않았고 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었다. 바다를 1시간 동안 보고 있을 수 있고, 내가 먹고 싶은 시간에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몇 시간 만에 혼자 여행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왜 20대 때는 몰랐을까?? 이 기분을 이 여유를... 지금의 나이기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인 걸까?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은 못 먹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하나 사 먹었다. 머랄까?? 계획하지 않았던 뭔가를 하는 게 기분이 좋았다.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스타일이 아니었는데도 땅콩이 고소하게 씹히고 맛있었다. 부담 없이 먹기 좋았다!! 우도 땅콩 파는 곳이 있으면 한 봉지 사고 싶었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다. (마트 보였을 때 들어가 볼걸 ㅠㅠ)
성산포종합여객터미널에서 함덕까지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은 무난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이 이렇게 이쁠일인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버스 타고 가는 시간이 길어서 지루하겠다 싶었는데 '버스를 잘 탔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타고 이동했으면 시간도 단축되고 더 이쁜 길을 달릴 수도 있었겠지만 또 다른 매력이었다
숙소는 마음은 게스트 하우스에 가보고 싶다였는데 누가 말 거는 것도 싫고 혼자서 마음대로 못하는 것도 싫어서 호텔로 정했었다. 위치만 보고 결정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생각보다 뚜벅이 여행은 피곤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호텔이 있어서 이틀 내내 좋았었다. 나가기만 해도 식당이 있고 편의점이 있었다.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한라산 한병 사서 호텔에서 해지는 거 보며 첫날을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나는 혼자 잘 다녔고 혼자서 식당서 밥도 잘 먹었다.
의외로 혼여가 나에게 맞았다. (그걸 이제서야 알았네...)
둘째 날
늦잠을 자고 싶었었다. 오전까지 푹 자고 싶었다. 2박 3일이지만 마지막날은 아침 일찍 제주시내로 가야 해서 늦잠을 자려면 오늘이었는데 잠이 안 왔다. 그렇게 일찍 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난 걸까?? 늘 생각했었다 9시까지만 자봤으면... 8시까지만이라도 자고 싶다. 막상 기회가 생겼는데도 나는 자지를 못한다. 분명 피곤한데 눈이 떠졌다. 저녁도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는데 기왕 일어난 거 바다가 보고 싶었다. 오히려 아침이라 사람이 적지 않을까?? 생각에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없으면 예쁜 옷도 입고 화장도 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화장하는 법은 잊은 것 같고 얼굴은 많이 변해 있었다. 옷도 그때의 핏이 안 나서 먼가 슬픈 기분이 들었다. 머 어때... 누구나 시간은 흐르는걸 ~하며 가방 하나 메고 나왔다. 이제는 나에게 '아이들이 없었다면'은 없는 것 같다 이제 그게 내가 되었다. '피식' 웃음이 났다.
아침 함덕 바다는 저녁 함덕 바다보다 예뻤다. 맑은 하늘과 적당한 바람 그리고 꽉 찬 바닷물 모든 것이 적당했다. 고사리장마기간이라 비도 각오했는데 비는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맑은 날이 계속돼서 "머지??" 싶었다.
한참을 함덕 바다를 보며 멍하니 있다가 배가 고파서 오드랑베이커리로 향했다. 우도에서는 가게가 없고 방향을 찾지 못해서 고생했는데 도심은 가게들이 있으니깐 길 찾기가 수월했다. 이색적인 가게 외관 때문일까? 한 번에 오드랑베이커리를 찾았다. 제주도 오기 전부터 먹고 싶었던 마늘바게트 1개를 구입했다. 미리 2~3개 사둘까 하다가 오후에 숙소 들어갈 때 사야지 했는데 실수였다. (이때 3개 사서 들고 다녔어야 했는데 ㅠㅠ ) 서우봉을 오르며 조금씩 먹었는데 내가 생각한 그 맛에서 더 맛있는 맛이 났다. 평소에도 마늘 바게트 좋아했던 터라 더 맛있게 잘 먹었던 것 같다. 서우봉에서 여유 있게 빵과 우유 먹으려고 했는데 계획은 틀어졌지만 맛난 빵을 먹어서 기분은 좋았다.
혼자 여행할 때는 굳이 일정대로 하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일정표를 짜오 긴 했지만 그대로 움직인 건 몇 개 되지 않았 던 것 같다. 그때 그때 내 기분대로 움직이고 먹고 싶은걸 먹었다. 나에게 맞춰 다닐 수 있어서 좋았다.
함덕바다를 바라보는 두 가지 방법
바다 앞에서 함덕 바다를 바라보기와 서우봉에서 함덕 바다를 바라보기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완전 다른 느낌이 들어서 신기했다. 해수욕장 앞에서 본 바다는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초록빛빛의 서우봉에서 바라본 함덕 바다는 입구는 좁은 듯하나 뒤로 갈수록 넓어졌고 애매랄드 빛이 뒤로 갈수로 짙어지면서 아름다웠다. 그게 도심과 돌, 푸른빛과 어우러졌다. 나는 한참을... 한참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우도에서 보던 산호해수욕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같은 듯 다른 듯 서로 다른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원 없이 바다를 보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바다가 보고 싶다.
혼자 여행을 왔지만 사진은 포기할 수 없었다. 원하는 구도 각도대로 내가 찍히지는 않았지만 또 내가 생각도 못하게 예쁘게 찍힌 사진들이 있어서 좋았다. 삶이란 게 내 의지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 나고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아 틀어지면 힘들었었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그럴 때가 있었다. 당당하고 똑 부러지는 게 낫다며 그렇게 살아오던 나였다. 30대가 되고 많은 걸 경험하면서 나도 바뀐 것 같다.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30대였고 내 뜻 데로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걸 힘들게 배웠다. 이걸 바꾸기까지 많이 힘들어하고 울기도 했다. 우울증도 심하게 와서 어떻게 해야 나 스스로도 당황스러웠었다. 그 시간들을 보내서 일까?? 어느 순간 바라본 나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20대라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나를 많이 만났다.
아줌마가 참 주책이다.
둘째 날은 바다를 많이 보고 싶었었다. 제주도 혼여를 계획할 때부터 꽃보다는 바다였다. 내가 보지 못했던 그렇게 보고 싶었던 바다를 마음껏 보고 싶었었다. 뚜벅이라 제주 서쪽으로 갈까? 동쪽으로 갈까? 고민도 많았었다. 나를 동쪽바다로 오게 한 건 3개의 바다였다. 우도서빈백사, 청굴물, 김녕해변이었다. 모두 가고 싶었지만 일정상 쉽지가 않았다 다음에 또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두자로 생각을 바꾸었다. 다음 제주 혼여는 서쪽이다!!!
이색적인 카페에 감탄 100번하고 한라봉 에이드를 마시며 몇 년 만에 뒹굴 뒹굴이란 걸 해보고 청굴물로 향했다. 역시나... 동네 길에 접어들자 나는 길을 잃었다. 경운기도 보고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도 드리고 마을 어귀에 있는 작은 바다도 보았다. 늘 제주도는 관광 느낌으로 다녀서 이런 걸 본 적이 없었는데 우도에서도 그렇고 제주도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삶을 보았다. 먼가 이곳에 사는 아줌마 한 명이 아이 학교 보내고 집에 돌아오는 것 같은 포스를 풍기며 걸었다.
청굴물은 처음 보자 '이게 머야?' '생각보다 작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앞에 카페청굴물이 있어서 커피 하나를 주문했다. 커피를 받아 야외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청굴물과 바다를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용천수를 구할 수 있었고 약을 지어 병을 치료할 수 있었구나. 며칠 머무르며 치료하고 갔겠구나 ' '이 물이 나도 치료할 수 있을까?' 그냥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청굴물을 다녀갔다. 폰을 안 보려고 하다가 저녁을 주문하려고 폰을 봤는데 깜짝 놀랐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지? 서둘러 저녁 포장을 주문했다. 그리고 청굴물로 걸어갔다. 청굴물을 바라보는 것과 청굴물에서 마을과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달랐다. 그렇게 나는 모든 청굴물을 보았다.
조용히 마음껏 바다를 보고 싶었다. 걷기도 많이 걸었지만 마음껏 바다도 보았다. 바다는 보고 또 봐도 부족한 것 같다. 실컨 봤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더 볼 수 있었는데.. 더 있을걸 이런 후회가 든다. 나는 왜 더 바다를 보지 않았을까?
2시간 정도 바다를 보았다. 세기알 해변에서 인생 바다를 만나 한참 바다를 보았고 세화해수욕장에서도 하염없이 바다를 보았다. 보고 보고 또 봤다.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았고 바다를 배경으로 웨딩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보았다. 맥주 한잔 가지고 오지 않은 나를 후회했다. 이런 게 바다를 즐기는 거겠지? 하며 탁 트인 바다를 한참 바라보았다. 이렇게 예쁜 바다인데... (분리수거도 열심히 하고 쓰레기가 안 나오게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해지는 것도 보고 올걸... 늘 여행은 후회가 남는 것 같다.
김녕 오라이에서 주문해 둔 회를 받아서 다시 함덕으로 돌아갔다.
피곤해서 가고 싶었던 빵집도 가지 않고 바로 숙소로 들어왔다. 얼른 씻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방에 들어오니 편안했다. 조용한 방에 혼자 누워서 쉬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한숨 자고 저녁 먹고 하려고 했는데 TV 보다가 배가 고파서 포장해 온 회를 꺼냈다.
함덕의 저녁노을을 보며 바다도 걷고 싶었지만, 나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여행 와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맞는 걸까??
크게 생각 안 하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데로 그냥 나만의 여행을 하기로 했으니깐... 이게 혼여의 장점이 아닐까 싶다.
한라산 17도에 회 한입은 최고였다!! 한잔 두 잔 하면서 라면도 먹었다. 이런 시간이 또 언제 올까? 이 시간을 잘 즐기기로 했다. 보고 싶었던 예능도 실컨 보고 침대에 누워 뒹굴 뒹굴 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내일은 새벽부터 일어나야 하는데... 아쉽다!!
셋째 날
새벽 6시 기상했다. 6시 반쯤 일어나려고 했는데 6시에 눈이 떠졌다. 함덕 바다를 한번 더 보라는 걸까?? 그냥 일어나서 씻고 짐을 챙겼다. 체크아웃을 하고 함덕 바다로 나왔다. 둘째 날 본 아침의 함덕 바다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해가 뜨고 있는 함덕 바다는 머라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함덕 바다 앞으로 숙소를 잡기 잘한 것 같다
함덕에서 내가 원하는 제주시내버스정류소로 가는 버스가 몇 대 있었지만 배차 간격이 30분 정도 되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기다렸다. 한 초등학생과 함께 기다렸는데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고 있었다. 아직 어려 보였는데 버스를 타고 등교하는구나..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는 사이 금방 제주시내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 나서서 그런지 차도 막히지 않았다. 바로 우진해장국으로 향했다. 예전부터 너무 먹어 보고 싶었는데 대기가 길다는 이야기에 아이들 데리고 오기가 쉽지 않았었다. 8시 전에 오면 대기가 없다는 말에 서둘러 도착했다. 사람은 많았지만 다행히 대기는 없었다. 먹는 동안에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다. 해장국의 첫 느낌은 '이게 머지?'였다. 한입 먹는 순간 느낌은 '고사리랑 고기인가?' '생각보다 걸쭉하네'였다. 깍두기랑 파김치랑 먹으니 맛있었다. 머랄까 뒤늦게 계속 먹고 싶어지는 맛인 것 같다. 먹고 나올 때도 8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대기가 없었다. 평일이라 대기가 없구나 했는데... 30분 뒤 가게 앞을 지나는데 대기가 엄청났었다. 아침인데 줄이 저렇게 서있다니 놀랬다
밥을 먹고 스타벅스에 가서 제주도 시그니처 음료 한잔을 테이크아웃 했다. 음료를 담아 다니려고 텀블러를 들고 왔었는데 알차게 사용했다. 음료를 들고 동문시장으로 갔다. 오메기떡을 사려고 들어갔는데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가게들 문이 열려 있었다.
오메기 떡을 샀어야 했는데 제주 특산물로 만든 크림떡이라고 해서 크림떡만 하나 덜렁 사서 왔다. 아이들이 어찌나 오메기떡 노래를 부르던지... 오메기떡 안 사 온 게 엄마로서의 실수였다. 내가 생각한 제주도 일정은 뒤에 더 있었다. 우무도 가보고 싶었고 2개 정도의 계획이 있었다. 그냥 생각 없이 제주도 카페에 들어갔는데 공항에 사람이 많다는 글에 고민을 하다가 공항에 가기로 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바로 아이들 하원을 가야 했기 때문에 늦으면 안됐다. 버스 타기 전에 나는 1가지 고민을 했다. '우진 해장국에 가서 2인분 포장을 해서 갈까??' 묘한 끌림이 있었다. 대기줄을 보고는 그냥 지나쳤다. 제주공항까지는 금방 도착했다. 예전에 제주 왔을 때 제주 시내가 많이 막혀서 걱정했는데 아침이라 그런가?? 차가 막히지는 않았다.
공항에 도착하니 사람이 많았다. 2시간 전에 왔는데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마음샌드 구입하고 면세보고 잠시 앉아있으니 금방 탑승시간이 되었다. 제주도를 떠나는 비행기를 탑승하는 순간 현실로 돌아온 그 느낌... 그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렇게 나의 제주 혼여가 끝이 났다
아쉬움...
그게 여행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