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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맘 딤섬 Apr 28. 2021

넌 누굴 닮았니?

그냥 나의 이야기


어린 시절 나는 누굴 닮았을까?  종종 고민했었다.

엄마 아빠 전부 작은데 나는 제법 많이 컷다. 원피스는 늘 짧고 이상했다. 바지는 밑단은 너무 짧아서 화가 났었다. 엄마랑 같이 다니면 "아들 참 잘 키우셨어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다. 그게 너무 싫었다. 친구들은 내 어깨 정도 오는데 난 왜 이리 클까? 부모님도 작으신데.. 

20대가 초반까지만 해도 큰 키가 싫었었다. 좀 작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플랫슈즈를 신고 허리랑 어깨를 구부정하게 다녔었다. 옷은 어떻게 입을지 몰라서 계속 고민했었다.


엄마 아빠는 짙은 쌍꺼풀이 있고 눈이 예쁘셨다. 나는 눈덩이가 얇은데 쌍꺼풀이 없었다. 쌍꺼풀이 생겨야 안이상 눈인데 없다 보니 이상해져 갔다. 사촌 언니들이 내 눈처럼 이러다가 쌍꺼풀이 생겼었어.. 나도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쌍꺼풀은 생기지 않았다.

왜 그럴까?

나는 누굴 닮았을까?


엄마랑 다니면 "아빠 닮았나 보다" 아빠랑 다니면 "엄마 닮았나 보다" 이런 말을 너무 많이 들었다.

그런말들이 어느 날 부터 상처가 되어 돌아왔다. 그래서 어쩌란 거지? 

먼가 특징적으로 닮은 부분들이 있어서 내가 엄마 아빠 자식이 맞나 보다 했었었다.


그런데...

사건의 시작은 내가 아이를 낳으면서부터였다.

자식은 닮는다는데?? 


첫째를 낳았다.

이때 정말 신생아들이 다 똑같아 보였다 머리카락이 좀 더 있고 없고 눈이 좀 더 크고 작고 차이였다. 내 눈에는 그랬다. 50일쯤 지나니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아이들이랑 있어도 다르게 보였다. 100일쯤 지나서 아이와 외출을 했다. 그때부터 였던 것 같다

"누굴 닮았니?"


나랑 나가면 아빠 닮았나 보다~ 아빠랑 나가면 엄마 닮았나 보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눈은 엄마 닮고 코는 아빠 닮았다. 라며 우리끼리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같이 손잡고 나가면 누굴 닮았냐고 늘 물어본다. 왜 안 닮았을까? 분명 우리의 유전자인데... 

신랑이 가지고 있는 몇몇 남들과 다른 특징이 첫째에게 고스란히 있다. 성격, 성향? 이런 건 완전 아빠를 닮았다. 그런 거 보면 또 안 닮은 건 아닌 것 같다.


둘째를 낳았다.

첫째 때랑 다른 점은 신생아실에 누워있는데도 우리 아이만 눈에 들어왔다. 신생아들이 이렇게 다 다르게 생겼구나를 이때 알았다. 그런데... 나는 첫째를 다시 낳은 줄 알았다. 너무 신기했다. 돌까지 첫째라고 해도 모를 정도로 똑같았다. 누가 보면 쌍둥이를 키운다고 할 정도로 너무 똑같았다. 둘이 똑같이 옷 입혀 다니면 사람들이 "쌍둥이인가?" 할 정도였다. 

두 돌까지는 정말 똑 닮은 느낌으로 크다가 그 이후에는 달라졌다.


엄마도 아빠도 안 닮고 자기들끼리 똑같이 태어난 아이들

너무 귀엽다.

어쩌면 나도 그런 게 아닐까?

자매가 있었다면 어린 시절 둘이 쌍둥이 마냥 똑같지 않았을까? 

지금도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면 아빠 닮았나 보다 둘이 쌍둥이 같네 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셋째는 대놓고 사람들이 어머 둘째랑 너무 똑같다. 첫째랑 닮았다 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엄마 이야기는 1도 없다. 엄마랑 닮았네 이야기는 아이들 키우면서 한 번도 들어 본 적은 없지만.. 


내 배 아파서 힘들게 낳은 내 아이들~

우리 엄마도 똑같은 마음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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