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입원하고 아이는 아프고 진퇴양난 상황
"아하.. 어쩌지?"
사남매를 키우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상황이 정말 많았다. 진짜 이렇게 답없는 육아가 사남매 육아인가 싶었다. 처음에는 울기도 하고 난리를 부렸었는데.. 그것도 여러번 경험하니 무덤덤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찾아서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 '다 지나갈꺼야' 라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노력했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ing~ 어쩔꺼야 사남매를 데리고 다 해야 하는데 .. 전전 긍긍하며 울어봐야 해결되는건 1도 없다는걸 나는 알게 되었다.
늘 그렇듯 알람 소리를 듣고 겨우 몸을 일으켰다.
여행을 와서도 일어나는 시간은 늘 똑같다. 지정해둔 난방 온도를 만지지 말라고 해서 안 만졌는데 뜨거워서 익는줄 알았다. 아이들은 피곤한지 금방 일어나지 못했다. 나도 일어나기 귀찮았는지 힘들었는지 알람을 끄고 계속 뒹굴거렸다. 우리는 그렇게 이불에서 조금 더 뒹굴 뒹굴 하다가 늦게 일어났다.
더워서 창문을 조금 열었는데 시원한 공기가 들어왔다 나는 도시와는 다른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를 좋아한다. 겨울이라 차가운 공기가 들어왔는데도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뜨근한 국에 밥을 먹을까? 하다가 3분 짜장을 먹기로 했다. 숙소에서는 먼가를 해먹기가 쉽지 않아서 간단한 제품들을 챙겨왔다. 여행와서 밥하는건 정말 싫다.. 다 사먹을 수도 없고 ...
반찬은 집에서 만들어 가져왔는데 알차게 다 꺼내 먹었다.
여행 마지막 날이라 낙산사 갔다가 쌀국수 한그릇 먹고 돌아가기로 했다. 차가 막히기 전에 출발하고 싶어서 조금 서둘렀다. 후딱 아침을 먹고 쓰레기를 버렸다. 신랑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나는 짐을 챙겼다. 신랑이 속이 안 좋다고 아침을 적게 먹어서 조금 걱정이 됫지만 종종 그럴 때가 있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집에 갈때 차 안막히면 휴게소 들리지말고 쭉 가자"는 신랑의 말에 휴게소에서 간식하나 사먹고 싶다며 아침부터 괜히 투덜거렸다
작년 내내 아프고 아팠던 지라 우리가족의 건강을 발고 싶어서 마지막날 낙산사에 왔다. 낙산사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보고 싶었다. 아이들과 예전에 한번 와봤던 곳이라 그런지 한껏 들떠 있었다. 주차를 하고 신랑이 화장실에 갔다가 따라오겠다고 해서 우리 먼저 출발했다. 종종 이런일이 있어서 곧 뒤따라 올꺼라고 생각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아이들과 홍련암에서 소원을 빌었다. 홍련암에서 보는 바다는 조용했고 파도소리가 강하게 들렸다. 해수관음상 갔다가 여기도 가자면서 아이들과 들떠 있던 그때였다. 신랑에게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묻는 전화인줄 알고 가볍게 받았다. "배가 아파서 근처 병원에 좀 다녀올께" 아침에 속이 안 좋다더니 .. 탈이 났나 보네 가볍게 생각했다. 주말이라 근처 문연 병원이 있을까? 양양이라 문연 병원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나도 폰으로 검색을 시작했다. 5분도 안되서 다시 신랑에게 전화가 왔다
"119 구급대원 입니다 지금 ~" 이 뒤로는 잘 들리지 않았다. 순간 정신이 멍해졌다. 119 구급대원이라고?? 대체 왜 구급대원이 신랑 폰으로 전화를 하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 "엄마 엄마" 아이들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빨리 차로 가야 할 것 같아?"
"왜왜??"
궁금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차로 이동했다. 생각보다 많이 올라와서 한참을 내려가야 했다. 어떻게 내려왔는지 생각이 1도 나지 않는다. 병원 이름도 상황도 잘 못 들어서 다시 신랑에게 전화를 걸었다. 양양에 갈 수 있는 병원이 없어서 속초에 있는 큰 병원 응급실에 가 있었다.
심장이 마음대로 나대기 시작했다
쿵쿵쿵
2~3년간 신랑이 계속 운전을 했어서 어떻게 운전해야 하는지 머리가 하앴다. 아이들을 태우고 큰 애가 네비를 같이 봐줬다. 천천히 '안전 제일'을 외치며 운전했다. 어떻게 병원까지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내리는데 아이들도 긴장했는지 난리도 아니었다. 마음도 내 다리도 후들 후들 거리고 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빠르게 응급실로 이동했다. 보호자 1명만 들어갈 수 있는데 어린 막내도 있고 아이들을 두고 들어갈 수 없어서 보호자 확인만 하고 우리는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엄마 아빠 언제 나와?"
기다린지 1시간쯤 되니 아이들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아이들 점심이라도 먹여야겠다 싶어서 주위에 밥 먹일만한 식당을 검색했다. 왜 흔한 햄버거집 하나 없지?? 김밥집 우동집 왜 전부 휴무지?? 진짜 멘붕에 빠져버렸다. 2시간이 넘어가자 아이들은 징징거리고 나는 초조해 지기 시작했다. 집까지 혹은 다음 병원까지 내가 운전해야되는데 아이들 데리고 밤 운전은 자신이 없었다. 밤 눈이 많이 어두운 편이라 걱정이 되기시작했다. 진짜 오만가지 걱정을 했더니 머리가 너무 아팠다. 일단 할 수 있는 일부터 하자!! 애들 배부터 채워주기로했다. 멀 먹이지? 하는데 눈앞에 편의점이 보였다.
"편의점 갈까?"
순간 아이들 주위 공기가 바뀌었다. 아이들은 신나서 편의점으로 뛰어갔다.
먹고 싶은거 하나씩 사주겠다고 했더니 빅파이, 초코하임, 초콜릿, 삼각김밥 정말 다양하게 들고 왔다. 배가 고팠는지 다 큰것만 고르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워보였다. 응급실 앞에서 과자로 배를 채웠다. 많은 사람들이 응급실로 들어갔고 보호자가 호명되었다. 혹여나 보호자(나)를 찾을까 싶어서 입구를 떠나지 못했다. 우리가 도착하고 3시간 뒤, 신랑이 엉거주춤 나왔다. 그냥 보기만 해도 안심이 되면서 긴장이 확 풀어졌다 아이들도 아빠를 보고는 난리가 났다. 이제 집에 가야하는데 어떻게 가지??
네비로 집주소를 찍고 시동을 걸었다. 올 때랑 다른 점이 있다면 신랑이 옆에 탔다는거 였다. 한번씩 운전을 해야지 생각은 했지만 이건 아니었다. 잔득 긴장한 채로 운전을 시작했다. 네 아이와 아픈 신랑 .. 긴장보다 더 한 무언가가 내 어깨를 꾸욱 누르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들면서 있는 힘 없는 힘 다 끌어 운전을 했다. 출발할때는 밝았는데 4시가 넘어가자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겨울이라 해가 짧다는걸 그때서야 깨달았다. 시야가 좁아지는게 느껴져서 불안했다. 머 거의 초인적인 힘으로 운전했던 것 같다. 계속 정신 바짝 차리고 예민한 상태로 좌우 살피며 마음속으로 "조심 조심 천천히 하면되" 라고 외쳤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다 아팠다 배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팠다 아이들 어떻게 씻기고 챙기고 재웠는지 모르겠다. 진짜 힘들고 아팠는데도 나는 아이들을 챙겨야 했다. 짐도 풀지 않고 그대로 넉다운이 되어 버렸다. 아이가 넷되고 여행을 다니면서 짐 풀지 않고 잠든건 찐 처음이었다.
알람소리에 "헉"하면서 일어났다. 배가 아파서 걱정했는데 괜찮았다. 두통은 좀 있었지만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아이들 챙기면서 신랑 입원 준비를 했다. 입원을 할지 진료만 보고 집에 올지 정확하지 않아서 다 챙겨 가기로 했다. 칫솔 치약 물 수건 등등 꼼꼼히 가방에 넣어주었다. 보호자가 필요하면 전화를 하기로 했다. 혼자 병원에 간다는게 좀 많이 걱정이 되었다. 오히려 신랑이 나를 안심시켜주고 나갔다.
신랑은 병원에 가고 나는 아이들을 챙겼다. 여행 짐도 풀었다. 세탁기를 4번 돌렸다. 집 정리도 시작했다.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았다. 허리가 아파서 복대를 착용하고 커피를 끊었는데 찐하게 커피한잔을 탈까? 하다가 연하게 커피한잔을 탔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계속 움직였다.
"엄마 엄마"
꼬맹이들 재우면서 잠이 들었는지 놀래서 일어났다. 큰애가 옆에 앉아 있었다.
"왜?? 무슨일 있어?"
"엄마 몸이 간지러워.."
응?? 몸이 간지럽다고??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거실로 나가서 보니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있었다. 이렇게 두드러기가 심하게 생긴건 처음이라 잠시 당황했다. 119에 전화를 해서 물어볼까? 하다가 일단 집에 있는 두드러기 약을 먹고 지켜보기로 했다. 약먹고 시원한 옷으로 갈아 입히니 금방 좋아졌다. 일시적인건가? 하면서 큰애를 재우고 나는 잠시 지켜보고 있었는데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이 없다.
알람소리도 울렸는지 안 안울렸는지 모르겠다 큰애가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왜왜? 또 간지러워?"
벌떡 일어났다.
옆에서 꼬맹이들이 엄마를 쳐다보고 있었다
신랑이 입원해서 살짝 멘붕이었는데 큰애까지 아프니깐 정신줄을 하나 놓았던 것 같다.
큰애 피부가 그래도 일시적인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거만했던 것 같다. 난 바보 엄마였다. 바로 피부과에 데려갔어야 했는데 진정됫다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됫는데 아아아아.. 나 대체 왜그러는거지??
두드러기가 났었기 때문에 무난히 평소 먹는걸로 3끼를 먹였다. 알러지가 날 것 같은건 최대한 피해가면서 쌀과 야채 위주로 먹었다. 이제 괜찮겠지 했는데...
"엄마 엄마"
큰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아침인줄 알았는데 고요한 정적이 느껴졌다.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다.
"온몸이 간지러워요"
아이의 말에 먼가 쿵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서 확인해보니 두드러기였다. 약을 또 먹는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응급실에 아이만 갈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보기로 했다. 꼬맹이들까지 다 이른 등원 시키고 큰 피부과에 가는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일단 시원하게 해주고 보습 로션을 계속 발라주었다. 119에 전화를 할까 말까 수백번 고민했다. 내가 아는 소아응급실이 아직도 하는지 계속 검색을 했고 이게 최선이 맞나? 수백번 생각했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서 빠지지 않았다. 다행히 1시간 뒤에 아이 두드러기가 진정되기 시작했고 아이도 잠이 들었다. 나는 두드러기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너무 걱정이 되서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아이를 지켜봐주는 거였다. 등원가능 시간이 되자마자 아이들을 기관에 보내고 바로 병원 갔다.
"엄마 나 두드러기가 없어!! 병원 안가도되.."
응? 머라카노.. 얄짤없이 큰아이를 데리고 피부과에 다녀왔다!!
신랑도 없는데 이런일이 생기니깐 더 멘붕이었다. 정신줄 두개 놓을뻔 했다
5일 뒤 신랑이 퇴원했다. 자잘한 일들도 많았는데 신랑이 오니깐 갑자기 막 안심이 되었다. 하아...
진짜 건강하자 우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