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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남매맘 딤섬 Aug 22. 2021

너무 그리운 시골할머니 댁

그냥 나의 이야기

제목을 머라고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 내 지금 감정과 쓰고 싶은 이야기가 제목에 표현될까?

몇 번을 쓰고 고민해도 "그리운" 보다 좋은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





너무 그립고 보고 싶고

가고 싶은 그곳



시골 할머니 댁



어린 시절

조용하기만 하고 놀 것 하나 없는 시골이 좋지 않았다

매일 흙으로 된 길을 걸어 다녀야 했다

경운기를 타고 지나가는 할아버지들이 우리를 보고 태워주시면 목적지까지 타고 가기도 했다


논 두렁이에 있는 물에 발을 담가 놀기도 하고

메뚜기를 한통 가득 잡아 오기도 했었다.


가을이면 밤이랑 감을 따러 따라다녔다

할머니가 손주 손녀들 먹으라고 밭에 고구마, 호박, 옥수수 등~ 가득 심어두시면 한 손 가득 따와서는 아궁이에 넣어 구워 먹었다


지금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그 일들이

그때는 너무 당연했다.


할머니 집은 아주 오래된 집이었다

한 여름, 툇마루에 누워 있으면 시원했다

한 겨울에는 아궁이를 불을 때우면 등이 뜨끈 뜨근해지는 그런 집이었다.

(부엌과 화장실은 많이 불편했다)


집 마당에는 작은 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나는 유독 무화과나무를 참 좋아했다. 

열매가 열릴 때쯤 벌들이 날아다니는 건 싫었지만 무화과가 참 맛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그 무화과를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더 이상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시간은 흐르고~

내가 알고 있는 할머니 댁은 변하고 있었다.


슈퍼도 하나 없던 시골 한쪽에 휴게소가 생겼다

시골 한쪽으로 도로가 크게 생긴 것이다


여기저기 화려한 주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골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그래도 나에게는 여전히 이곳은 할머니 댁이고 지루하지만 할 일은 많고 멍하니 있기 좋은 시골이었다.



어느 날 할머니가 먼 곳으로 떠나셨다.

더 이상 할머니 댁은 사람의 손길이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와도 아무도 내 이름을 불러 주지 않는다

"혀니 왔나~"  할머니가 버선발로 나오셔서 나를 반겨주는 시골은 더 이상 없다 


아궁이에도 더 이상 불이 지펴지지 않는다

늘 누워서 빈둥 거리던 툇마루도 없다

담장에는 이끼가 가득하고 나무들도 할머니를 따라간 것 같다



할머니 댁은 그 장소 그대로 있는데

보이는 풍경도 한 70% 정도 그대로인데

더 이상 나에게 할머니 댁이 없다


"그리운 곳"이 되어버렸다.

우리 아이들은 알까?

길을 가다가 산딸기를 찾을 수 있고, 이 산딸기가 정말 맛있다는 걸

그리고 우리 할머니가 굉장히 포근한 분이셨다는 걸




나에게 시골 할머니 댁이란... 


모든 풍경 그 속에 할머니가 계셔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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