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의 이야기
인생의 첫 술 한잔은 중요하다
나는 첫 술을 어른들에게 배우지 않았다
청소년 시절 딱히 호기심도 별로 없고 꿈도 없고 잠자는 것만 좋아했다
(다시 돌아가서 열정적인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싶다 ㅠ)
운 좋게 대학에 입학을 했고 거기서 처음 술을 배웠다
멋도 모르고 주니깐 받아 마셨는데... 다음날 아침 너무 힘들었었다.
그 뒤 몇 번 술을 마셔봤지만 맛도 없었고
굳이 술자리에 왜 가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별로였다.
한잔의 술이 좋아진 건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였던 것 같다
여전히 와작 지껄한 술자리도 싫고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마시는 술도 싫다
분위기에 놀이에 마시는 그런 술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
추운 겨울 마시는 따뜻한 사케 한잔이 좋고
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맥주 한잔이 좋다.
나만의 술 스타일이 생긴 것 같다
어느 나는 술에 진심이 되었다
술에 확고한 철학이 있는 건 아니다
술을 만들 줄 아는 것도 아니다
남들이 보면 "머가 술에 진심이냐!! " 라고 비아냥 거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굉장히 술에 진지하다
친한 사람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맛있는 안주에 술 한잔이 나는 좋다
이 분위기에 이 안주에 맞는 술을 찾는다.
술을 많이 알지는 못한다
머 하나 전문가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사실 게을러서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건 많으면서 빠져드는 성격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나는 늘 "진지하다"라고 한다
내 기준에서는 매우 진지하다
나는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옆에서 넌 열심히 하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네가 먼 술을 아냐?라고 하면 왠지 조금 억울한 기분이 들 정도다
나는 술에 진지하다
안주에도 진지한 편이다
쓰디쓴 술맛이지만
어떨 때는 힘내라고 응원해주고
어떨 때는 위로해주고
어떨 때는 같이 축하해준다.
나는 한잔의 술이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