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네게 마음이 기울었는지 기억은 흐릿한데,
이 봄바람이 괜히 시려운 걸 보면 그 시작이 아주 멀지는 않았던 것 같다.
네 곁을 맴도는 일이 익숙해지기 시작한 뒤로,
나는 내가 별 이유 없이 웃는 사람이라는 걸 문득문득 알아챘다.
날씨가 흐려도,너의 기분만 맑다면 다 괜찮을 것 같았고
너의 하루에 조금이라도 스며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 날도 많았다.
언제부턴가 네 웃음에 마음이 움직이고, 네 울음에 이유도 없이 가라앉아
나도 모르게, 네 계절을 따라 한낮의 바람이 되어 불어온다.
봄으로 시작한 마음은 이제 너의 사계절을 걷는다.
너에게는 들리지 않겠지만 나는 매일, 다정하게 너를 물들이고 있다.
봄날의 햇살같은 너의 계절들에 그렇게 오늘도 조용히 젖어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