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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앨범 Jan 08. 2024

MBTI - I 성향에게 러닝은 잘 맞을까?

한 때 MBTI가 유행했었다. 정확히는 두 차례 유행했던 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 그리고 최근에. 그러다가 요즘은 조금 유행의 열기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나의 MBTI는 ISTJ? INFJ? 쯤 된다. 검사할 때마다 다르게 나온다. 항상 공통으로 나오는 것은 I 와 J 다. J가 의미하는 바는 기억나지 않지만 I는 확실히 안다. <내향형 인간>이라는 것.


I 에게 러닝이라는 운동은 잘 맞을까?


내가 처음 인생 운동으로 선택한 것은 등산이다. 한 때 등산에 미쳤었다. 주말만 되면 혼자 산으로 떠났다. 무박종주 지리산, 당일치기 한라산도 서슴지 않았다. 혼자 다닐 수 있다는 것이 편했다. 2년 정도 그렇게 다니다가 안내산악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서로 친분을 나누지 않아도 되는 안내산악회는 내게 안성맞춤이었다.


등산이 참 좋았다. 산에 다녀오면 정신이 맑아졌다. 그렇지만 운동으로서 큰 효과가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르고자 하는 산이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것도 점차 힘들어졌다. 어느 날 우울증이 찾아왔고, 우울증 극복을 위해 선택한 운동이 러닝이었다.


러닝은 집 근처에서 바로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최적화된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러닝은 운동 효과도 좋았다. 몸무게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정신도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다. 혼자서 나만의 페이스로 달릴 수 있는 러닝은 내향형인 내게 딱 맞는 운동이었다.


러닝의 세계에 빠져들다 보니 러닝 크루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이 즐겁게 모여 운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조금 재밌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유튜버 올레님이 주최하는 각종 행사나 모임 등에도 호기심을 가졌지만 참석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주에 처음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나가 함께 운동을 했다.


신청할 당시에는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만난다는 약간의 기대감과 설렘으로 신청했다. 그렇지만 모임 날짜가 점차 다가오면서 그냥 가지 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모임에 나가보니 “안내산악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함께 참석한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지 않아도 됐다. 그저 감독님의 안내에 따라 운동만 하면 됐다. 내가 모임에 참석해서 유알하게 한 말은 유튜버 올레님과 권은주 감독님께 사진 부탁드린다는 말이 고작이었다.



MBTI의 I 인 내가 운동을 해 온 모습은 이러했다. I 성향에게 러닝은 적합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운동은 함께 해야지 의지가 약해졌을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의 경우에는 혼자 운동해 왔지만 제법 꾸준히 달리고, 마라톤 준비도 생각보다 잘 해냈다. I 성향이면서 나름 의지가 잘 꺾이지 않는다면 I 인 사람들도 충분히 러닝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러닝을 적극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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