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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Apr 05. 2017

당신이 몰랐던 스웨덴

브런치XStudy in Sweden 후기

브런치와 Study in Sweden, 주한스웨덴대사관이 함께 진행하는 브런치 작가 초대전에 다녀왔다. 사실 가기 전엔, 내가 과연 여기에 왜 선발되었을까 의문을 갖기도 했고 (브런치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자꾸만 당첨이 되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스웨덴에 대해 뭘 좀 공부하고 가야되는건가 싶어서 이것저것 찾아 읽어보기도 했다.


이게 정말로 당첨될 줄이야....!

행사는 성북동에 있는 주한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이루어졌다. 대사관저에 들어가 보는 건 처음이라 긴장하며 서둘러 도착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은지 다들 일찍 오셔서 기다리는 것 같았다. 간단히 이름을 확인하고, 실내로 안내받은 뒤 안내 책자를 건네받았다.


오늘 행사에서 제공해 주신 다양한 팜플렛

우메오 대학의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일부러 이 행사를 위해 스웨덴에서부터 오셨다고 하니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됐다. 그리고 장소가 일단 너무 예뻤다. 이것이 북유럽 감성인가 싶을 정도로 정갈하고 예쁜 인테리어에 시선을 뺏겨서 정신을 못 차리고 한참 사진을 찍었더랬다.


이것이 스칸디나비아 감성

행사 진행 내내 들었던 생각은, 스웨덴이 참 배울 것이 많은 나라구나,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할 것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도덕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것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 국가로구나 싶은 생각이랄까.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고, 연금이 탄탄하고, 교육 역시 거의 무료 또는 적은 돈으로 받을 수 있고. 국가에서 대학입학 어드미션을 한꺼번에 관리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대학들이 유사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자연과 가까운 친환경적인 곳이며, 나라와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국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며 양성평등과 다양성이 현실화되어 있는 국가. 이런 부분 때문에 이른바 '사회민주주의' 국가라고 칭해지기도 한다는 스웨덴. 오늘 행사를 통해 내가 소개받은 스웨덴은 그런 곳이었다.


오늘 행사를 주관해주신 멋진 대사님

그러나 세상에 완벽한 곳은 없듯, 살다보면 스웨덴에도 안 좋은 점들이 보일 것이다. 모두가 백 프로 만족하는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다만 보면서 부러웠던, 그리고 닮고싶은 부분들이 참 많았던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교육제도와 관련해, 대학간 서열이 비교적 덜하다 보니 학생들이 서열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기보다는 전공과 진로에 따라 학교를 선택한다는 사실이 참 부러웠다. 멘토링 활동을 하면서 내가 늘 학생들에게 강조해 왔던 부분이기도 한데, 전공과 진로에 따라 학교와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내 스스로도 그건 너무 현실을 모르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종종 했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 비현실적인, 때로는 몽상가적인 그 발상이 일상이라는 사실이 정말 씁쓸하게도 부러웠다.


오늘의 행사를 위해 초대된 스웨덴 학생들... 미남ㄷ...

또 하나 부러웠던 점은, 양성평등이 그래도 실현된 국가라는 점. 실제로 육아휴직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라떼파파가 많고,  그 기간도 1년씩 되기도 한다고. 그리고 그 제도가 일상의 일부가 되어 육아휴직을 쓰는 아빠들이 그렇게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 문화라고 하니, 지금의 한국 문화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대사관저에서 제공해 주신 다양한 스웨덴 음식들


생각해 보면 그 발상이 비현실적이라고 여겼던 것 역시도 사회에 대한 신뢰, social trust가 너무 낮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내가 손해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살고 있다. 혹 이 길을 선택하면 내가 손해보면 어쩌나, 내가 망하면 어쩌나 전전긍긍하며 계산적이고 방어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를 그렇게 만들어 버린 환경과 사회와, 다양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에게는 실패해도 된다는 생각이 없으니까. 오히려 실패는 늘 두렵고 무섭기만 한 일이고, 뒷감당을 늘 걱정해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사회적 안전망이 탄탄한 그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창의적인 결과를 얻는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스카이프나 마인크래프트, 이케아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탄생한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따지고 보면 이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인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많은 정보에 계속해서 노출되면서 이전과는 달리 '무언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하는 문제의식을 사람들이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 출발로부터 시작하여, 우리도 점차 변해나가게 되지 않을까.


만찬! 스웨덴 만찬!

오늘 행사의 좋은 점 중 다른 하나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대화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정말 다양한 주제로 글을 쓰고 계시는 다양한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는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햇병아리 작가로서 참석한 것 자체가 조금 부끄러울 정도로 브런치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득하신 것 같았다. 앞으로 브런치를 좀더 열심히 해야....겠....


Study in Sweden

그래도 그럼에도, 우리도 다방면의 노력을 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포기하고 주저앉아버리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편한 길이라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 와 생각해 보면 그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싶다. 최근 한국 문화도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바꾸어 나가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특히 최근에 두드러지는 페미니즘 관련 활동이라던가) 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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