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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 May 29. 2017

말로만 듣던 치킨와플은 어떤 맛일까 궁금하다면?

수슐랭의 편파적 시선 04. 브라더후드 키친

본 리뷰는 업체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작성한 저만의 경험담입니다. 일회성 방문이 아닌 최소 4번 이상 가게에 방문한 뒤 느낀 점을 적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치킨+와플이라고?

다들 기억할지 모르지만, 작년 즈음 PPAP라는 괴상한 이름의 노래가 인터넷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제목만 이상했던 게 아니라 노래 가사도 이상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가수는 이상한 옷을 입고 이상한 선글라스를 쓰고 등장해서는 주구장창 파인애플과 사과와 펜을 불러댄다. 단순하고 중독성있는 멜로디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보다 보면 이상해서 웃음이 나오는 이 노래. 이 괴상한 조합의 노래는 곧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더랬다. 파인애플과 펜과 애플이라는 말장난 같은 조합으로 그토록 성공한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고 과연 누가 생각했을까. 그리고 그 조합이 우리의 머릿속에 파인애플과 펜과 애플을 연결지어 놓게 될 줄 누가 과연 알았을까.


치킨과 와플의 조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그 조합이 PPAP만큼이나 이상하고 괴상할 거라고 생각했다. 와플은 늘 아이스크림이나 생크림 아니면 시럽과 잼을 곁들여 먹는 '디저트' 혹은 '간식'이었고, 치킨은 맥주나 콜라 그리고 치킨무를 곁들여 먹는 '식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생각할 수 없는 조합이 때론 매우 군침돌게 보일 수도 있다

독특한 조합과 상식을 뒤집는 시도

상식을 깨는 시도는 처음이 어렵다. 그 첫 번째 경험만 하고 나면 오히려 아주 새로운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질 수도 있다. 치킨와플과 처음 만났던 때 내가 딱 그랬다. 처음은 그저 호기심 때문에 갔던 곳이었는데 알고 보니 매우 매력적인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바로 이곳 브라더후드 키친(Brotherhood Kitchen) 이야기다.


아메리칸 홈푸드를 지향하는 브라더후드 키친은 말 그대로 미국식 가정식을 판다는 곳이다. 미국에 가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리고 그들의 진짜 가정식을 먹어본 적도 없어서) 그들이 가정식으로 치킨와플을 정말 먹는지는 모르겠다. 가정식은 그저 컨셉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브라더후드 키친을 대표할 수 있는 음식은 바로 이 치킨와플이라고 할 수 있다. 치즈가 올려진 짭쪼름하고 매콤한 치킨이 와플 위에 올려진 채로 나오는데, 원하는 만큼을 잘라 그 위에 원하는 시럽을 뿌려 먹으면 된다. 블루베리 시럽과 사워크림 정도로 기억되는 하얀 크림을 잘 얹은 뒤 꿀 (혹은 메이플시럽) 을 위에 얹어 먹으면 입 안에서 단-짠-단-짠의 조합이 폭발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실 단 맛과 짠 맛의 조합은 가히 최고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단 맛과 짠 맛을 번갈아가면서 먹다 보면 언제 다 먹었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접시를 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짠의 비결은 이미 여러 곳에서 회자되며 꽤 유명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치킨와플처럼 이를 한 접시 안에 적절하게 조화시킨 요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콥샐러드와 맥앤치즈도 훌륭하다.

이 곳의 대표 메뉴는 치킨와플임이 분명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해 하나쯤 시켜야 하는) 콥샐러드와 (양심의 가책 따위 내던지게 해주는) 맥앤치즈도 매우 추천할 만하다. 콥샐러드는 요즘 여기저기에서 보이는 메뉴라 딱히 특별할 것은 없지만 온통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일색인 메뉴가 약간은 부담스럽다면 입가심을 위해 시켜볼 메뉴라고 셍각한다. 그러나 특유의 드레싱 덕에 그닥 칼로리가 낮거나 상큼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유의할 것. 차라리 눅진눅진의 최고봉인 맥앤치즈로 하루 칼로리의 화룡점정을 찍는 편이 오히려 더 행복할 지도 모른다. 맥앤치즈는 너무 짜지 않아서 좋았고, 치즈가 막 진득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훌륭한 맥앤치즈였다고 기억한다. 게다가 사이즈도 작기 때문에 치킨와플만 시키기 아쉬울 때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자 이 치즈를 보라

브라더후드 키친은 1층에 더블트러블, 지하에는 런드리피자가 있는 건물 2층에 위치해 있다. 들리는 얘기로 이 모든 집이 다 같은 사장님(인지 회사인지)이라고 하던데 볼때마다 부럽다..... 위치도 강남역 메인 스트리트에서 약간 떨어져 있어서 사람도 많지 않고 은근히 고즈넉한 느낌마저 느낄 수 있다. 강남역의 사람 많고 붐비는 느낌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다만 요새는 주말 저녁때 가면 워낙 인기가 많아서 자리가 잘 없는 편이더라... 평일 저녁은 그래도 비교적 괜찮다. 가게 인테리어도 요모조모 재미있는 편이라 좋다. 다만 몇번 갈 때마다 서빙하는 직원들이 그렇게 친절한 편은 아니어서 (물론 그분들도 하루종일 손님들에게 시달려서 피곤하고 힘들어서 그랬을 거라고 믿고 싶다만....) 서비스가 좋거나 친절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음식이 독특하고 맛있어서 앞으로도 갈 의향은 있지만 갈 때마다 그다지 좋지 못한 서비스를 계속 받게 된다면 그다지 좋은 인상으로 남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다. 이 집의 몇 안되는 아쉬운 부분이랄까.


총평 

위치: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CGV 쪽까지 내려와서 뒷골목으로 굽이굽이 들어가다 보면 찾을 수 있다.

가격: 이런 집이 늘 그렇듯 메뉴들은 대부분 만원대. (14000-19000원 사이) 저렴한 가격은 아니어서 여러 명이 가서 나눠 먹기를 추천. 치킨은 역시 맥주인데 이 집의 맥주는 종류수가 많은 편은 아니라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술을 마시기 좋은 곳은 아님.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밥 먹기 좋은 곳 정도인 것 같음.

맛: 전체적으로 괜찮다. 색다른 메뉴가 갖는 신선함도 물론 있지만, 사실 메뉴들 면면을 보면 실패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치킨이라던가 치즈라던가......

방문횟수: 5회

재방문의사: 향후 2개월간은 없을 것 같음. 이 집은 자주 갈 만한 곳은 아니고 가끔 생각나서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총점: 3.2따봉. 3따봉은 약간 섭섭하고 3.5는 너무 많고..... 쏘쏘(so so)와 굿(good) 사이를 넘나드는 정도. 그러나 누가 나한테 여기서 밥 사준다고 하면 갑니다 두번갑니다 세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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