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슐랭의 편파적 시선 09. 잊을 수 없는 부산 맛집 TOP2 (2)
본 리뷰는 업체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작성한 저만의 경험담입니다.
퇴사의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아니 사실 이건 과장이고 쉽지만은 않았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재직하는 기간 동안 정든 사람들과 이별해야 한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모르는 게 너무 많던 초반 몇 개월 동안 나를 붙잡고 A부터 Z까지 꼼꼼하게 가르쳐준 분들이 가득한 회사였다. 혹자는 이직을 이혼에 비유하기도 하던데, 왜 그런 비유를 쓰는지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알게된 분들과 영원히 관계가 끊기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밥을 먹고 대화하던 사람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쉽지 않았다. 싱숭생숭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나는 무작정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곳이 바로 이 부산 맛집 미성식당이다.
‘하모(はも)’는 갯장어를 뜻하는 일본어다. 야들야들하고 하얀 살에 비해 잔가시가 많아서 먹는 게 꽤나 불편한 음식이기도 하다. 서울에서 하모 샤브샤브를 딱 한번 먹어봤던 적이 있는데, 질기고 잔가시도 너무 많아서 먹기가 너무 불편해 하모 샤브샤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 이후로 하모샤브샤브를 먹을 기회가 다시 있다고 해도 또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만 같아서 부러 피하곤 했었다. 때문에 부산에서 이 집을 추천받아 가게 되었을 때도 나는 굳이 가고싶지 않았지만 함께 간 가족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이 집은 부산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집인 듯 하다. 이 집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는 바다(지리를 잘 몰라서 실은 바다가 아니라 강일지도 모른다)와 가까워서 창 밖으로 한가득 물이 보인다는 사실이다. 마치 물 위에 떠서 음식을 먹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허름한 외관을 봤을 때는 실망하기 마련인데 내부에 들어갔을 때 맞닥뜨리게 되는 풍경이 괴리감마저 느껴질 정도로 괜찮아서 창가 쪽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이 집은 하모 샤브샤브 뿐만 아니라 하모 회도 하고 있는데, 하모는 가시가 많아 회로 먹게 되면 (고수가 아닌 다음에야) 먹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하니 입문자의 경우는 샤브샤브로 익혀 먹는 것을 추천한다. 하모를 익혀 먹으면 훨씬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을 느낄 수 있어서 그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다. 이로 살짝 물었을 때 살이 이를 아주 살짝 튕겨내는 듯한 쫄깃함이 살아 있으면서도 또 서울에서 먹었던 질긴 하모에 비하면 너무나도 부드러워서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젓가락을 가져가게 된다. 게다가 술안주로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소주나 청하 등 맑은 술과 찰떡궁합이다.
다만 하모가 대부분 그렇듯 가격이 깡패...하모 집 치고는 그냥저냥 평균이긴 하다. 물론 서울에서 먹는 것보다야 저렴한 편에 속하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가격이 절대적으로 비싼 편이라서 그 점은 감안하여야 할 것. 가족들과 함께 간다면 또 갈지도 모르겠다.
위치: 부산시 서구 충무대로 124 부산시 서구 암남동 95-21
가격 : 하모 회 대 100,000원/ 하모샤브샤브 대 130,000원/ 매운탕 대 50,000원
맛 :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 내리는 하얀 하모 살이 일품이다. 너무 오래 익히지 말고 적당히 살짝 익혀야 질겨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함께 제공되는 소스도 하모와 아주 잘 어울리고, 술도 한 잔 곁들인다면 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양도 꽤 돼서 넷이서 대자 먹으면 배터지게 먹을 수 있다. 게다가 샤브샤브를 다 먹고 죽을 끓여 먹을 수도 있어서 배는 든든히 채울 수 있다.
방문횟수 : 1회
재방문의사 : 부산 여행을 간다면 + 부모님과 함께 갔다면 꼭 이 집에 한번 더 들를 것 같다.
총점 : 4.7따봉. 하모의 부드러운 맛을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다... 여행 중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감동적이었다. 다만 가격도 가격이고, 하모의 잔가시는 여전히 거슬리는 부분이라(평소에 세꼬시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좋아요/공유/댓글/구독 눌러주세요!
더 많은 글은 제 브런치 홈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