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미슐랭 맛집을 찾았다!

수슐랭의 편파적 시선 10. 충무로쭈꾸미불고기

by 조이

본 리뷰는 업체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작성한 저만의 경험담입니다.


스트레스 받을 땐 역시 매운 맛!

회사를 충무로로 옮겼다. 근처에 맛집이 꽤 많은 명당이라는데, 정작 야근과 업무에 치여 회사 근처 맛집들을 찬찬히 돌아볼 여유는 별로 없었다. 아무리 일이 즐거워도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스트레스가 머리 끝까지 들어차는 경우가 많은 법이다. 요즈음의 내가 그랬다.


그럴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역시 혀가 아리도록 매운 음식. 어마무시하게 매운 낙지볶음을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면 피곤함이나 스트레스 따위는 어느새 저 멀리 날아가버리고 없다.


그래서 몸이 힘든 어느 날 회사 근처에서 그런 맛집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이 집, 충무로쭈꾸미불고기를 찾았다.


쭈꾸미와 가이바시가 전부인 단촐한 메뉴

메뉴는 단 둘, 볶음밥은 필수

우선 이 집은 메뉴판이 아주 단촐해서 선택장애가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이다. 쭈꾸미와 가이바시(키조개)가 전부인데다가 둘 다 먹고 싶다면 모듬을 시키면 된다. 쭈꾸미를 먹고 나서 꼭 야채볶음밥을 시켜야 하므로 배는 적당히 남겨둘 것. 대신 가게가 꽤 일찍 문을 닫고 (9시 반 정도) 마지막 주문은 8시 반까지만 받으신다고 하니 시간을 넉넉하게 방문해야 한다. 그걸 몰랐던 나는 일행 중 한 사람이 (야근으로....) 조금 늦게 오는 바람에 야채볶음밥을 못 먹을 뻔 했다.


자리에 앉아 메뉴를 주문하면 가게 이모들이 상차림을 가져다 주시는데, 상차림이래봤자 콩나물국과 쌈채소, 김치 등 몇 개가 전부라 소박하다. 대신 메인 메뉴가 나오면 ‘우와’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오니, 뭐 그걸로도 충분하다. 일반적으로 많이 만날 수 있는 쭈꾸미 볶음이 아니라 숯에 직화로 구워 먹는 요리라 쭈꾸미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쭈꾸미를 시키면 냉동 특유의 질긴 질감이 느껴지는 곳이 많은데, 직화구이의 장점 때문인지 아니면 냉동을 쓰지 않으시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쭈꾸미의 부드러움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미쉐린가이드 비결이 느껴지는 곳

이 집은 늦은 시간까지 손님이 바글바글하다. 충무로에 위치해 근처 직장인들의 피난처가 되어주는 게 이유겠지만, 알고 보니 2017 미슐랭가이드 빕구르망에 오른 집이기도 하다고. 외관도 허름하고 워낙 골목 깊숙이에 있어서 이 집에 그런 독특한 내력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는데, 그런 면에서 또 신선했다. 아무리 빕구르망이라지만 미슐랭가이드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예를 들면 프렌치 음식 같은) 식당만 올라가는 줄 알았는데, 이런 곳도 미슐랭을 받는다니 새삼 신기하다. 그렇지만 일단 한 번 가보면 그 이유가 수긍이 가는 집이기도 하다.


이 집의 (개인적인) 감동 포인트 하나는 종이로 포장된 소주잔을 주신다는 것. 그게 뭐 엄청나게 더 깨끗하다 이런 소린 아니지만 그냥 사소한 것에도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아서 왠지 기분이 좋았다.


볶음밥과 된장찌개가 신의 한 수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쭈꾸미가 생각보다 별로 안 매웠다는 것!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매운 맛을 찾아갔던 건데, 생각보다 그렇게 맵지는 않아서 약간 실망스러운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렇게 매운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으니 대중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포인트일지도 모르겠다. 맵지는 않지만 대신 당기는 독특한 맛이 있어서 지금도 가끔 생각이 난다. 스트레스 받는 허한 저녁에 들러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기 좋은 장소임에는 틀림없다.


충무로쭈꾸미불고기 외관


총평

• 위치: 4호선 충무로역 5번 출구 근처 골목길. 자세한 길은 지도 어플을 활용해서 찾아가거나 한번 가 봤던 사람과 함께 가는 게 좋다. 그래도 충무로 골목집 치고는 꽤 찾기 쉬운 위치.

• 가격: 쭈꾸미 2인분에 29,000원, 키조개와 함께 나오는 모듬도 29,000원. 저렴하진 않지만 충분히 낼 만하다.

• 맛: 자다가 문득 생각나는 맛. 근데 의외로 엄청나게 맵진 않고 적당히 매운 맛이라 어마무시하게 땀을 뻘뻘 흘리는 매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충분하지 않을 듯.

• 방문횟수: 1회

• 재방문의사: 아마도 빠른 시일 안에 재방문 예정.

• 평점: 4.1따봉. 일찍 닫는 게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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