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레알 베트남 쌀국수 맛집

수슐랭의 편파적 시선 11. <베트남생쌀국수>

by 조이

본 리뷰는 업체로부터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작성한 저만의 경험담입니다. 일회성 방문이 아닌 최소 4번 이상 가게에 방문한 뒤 느낀 점을 적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진짜 진짜 리얼’ 베트남 쌀국수와의 첫 만남


작년 여름 베트남 하노이를 다녀오기 전까지, 사실 내 인생에서 쌀국수는 그저 그런 음식이었다. 서울에서 몇몇 유명하다는 가게들이 생기고 있긴 했지만, 워낙 비슷비슷한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많아 그 맛이 익숙하다 보니 딱히 그 매력을 찾기 어려웠다. 생 숙주가 듬뿍 올라가고 기름기는 거의 없는 양지 고기가 얹어진 (그리고 깊이는 없고 MSG 맛만 기억나는) 프랜차이즈 가게들의 쌀국수. 게다가 한 그릇에 8,000원 ~ 10,000원까지 나가는 살인적인 가격까지. 나는 세상 모든 쌀국수가 그런 맛인 줄 알았다. 그래서 베트남 하노이에 처음 가서 길거리 좌판에 앉아 1,500원짜리 쌀국수를 먹었을 때 -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 이른바 신세계를 경험했다. 그건 정말 천국의 맛이었다.



서울에서 맛보는 진짜 베트남 쌀국수

지금 봐도 먹고 싶다...

여행 이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서울에 있는 내로라하는 쌀국수 맛집들을 하나 둘씩 방문하기 시작했다. 거의 프랜차이즈에 성공한 어느 집은 예전만 못하다는 소문이 무성했고, 입소문이 조금 탔다 싶으면 몇시간을 기다려도 먹기 어려운 곳도 있다 했다. 뭐 다들 맛있긴 했지만, 무언가 2프로가 부족했다. 그러던 중 정말 우연하게 내 인생 최고의 쌀국수집을 최근, 을지로에서 찾았다. 그것도 정말 맛집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어느 작은 골목 길거리 한복판에서,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말이다.



<을지로 베트남생쌀국수>

간판이 이래도 겁내지 말아요 ^^

이 집, <베트남생쌀국수>는 촌스러운 간판 때문에 사실 첫인상은 별로였다. 일층에서 들어가야 되나 마나를 한참 고민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솔직히 저 간판 때문에 나는 그저 그런 동네 프랜차이즈 쌀국수 집 중 하나인줄 알았다. 첫 방문이 늦은 점심시간이었던지라 가게 안도 생각보다 한적했는데, 더더욱 내 기대치를 낮추기에 충분했다. 가게 종업원 분들은 현지 분들처럼 보였고 한국어가 서툴러 보였지만, 그럼에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오타가 여기저기 보이는 귀여운 메뉴판도 그냥 ‘명동’에 널린 수많은 관광객 대상 음식점 중 하나인가 보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



메뉴판을 자세히 보면 오타도 많다(저녁을 ‘처녁’이라고 쓴다던가). 처음엔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이런 요소요소들이 모두 다 ‘이집은 진짜 맛집이야!!!’ 하고 소리지르고 있었다(라고 우겨보고 싶다 사실 별 상관은 없다). 첫날은 혼자 가서 늦은 점심을 먹었던지라 간단히 쌀국수 한그릇만 시켰는데, 너무 맛있어서 바로 다음날과 다다음날 연 3일 회사 사람들을 몽땅 끌고 재방문을 했다. 덕분에 요리를 이것저것 시켜먹어 볼 수가 있었다.



이것저것 먹어봅시다, 베트남 요리


베트남 음식에는 쌀국수 말고도 생소한 음식들이 꽤 많은데, 그 중 분짜와 짜냄 정도는 우리한테도 꽤 익숙해졌다. 메밀전병 느낌의 반권은 안에 간 돼지고기를 넣어 베트남 음식 치곤 꽤 담백하다. 그래도 식감이 익숙한 느낌은 아니어서 반권보다는 아예 튀김종류인 짜냄이 더 입맛에 맞았다. 독특하고 생소했던 음식 중에는 반쎄오가 최고봉인 것 같다. 반쎄오는 아래 사진 속에 부침개같이 생긴 음식을 라이스페이퍼에 다시 싸서 먹는 독특한 음식이다. 이건 베트남이 아니라 이 집에서 처음 먹어본 음식이라서 원래 이런 맛인지까지는 모르겠으나... 신기한 맛이었다. (그런데 이 집은 구우실 때 마가린을 많이 쓰는 듯.. 마가린 맛이 좀 많이 났다.)




이래저래 쌀국수는 사랑입니다

위의 음식들도 꽤 맛있지만,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쌀국수다. 뜨끈한 국물에 파를 엄청 썰어 넣은 게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숙주가 올라간 쌀국수와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숙주는 찾아볼 수가 없다. 대신 꽤 푸짐한 고기와 고수를 올려 한입 먹으면 천상의 맛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 집의 가장 독특한 점은 정말 하노이 길거리에서 먹는 쌀국수 맛이라는 것. 한국식으로 변형된 쌀국수 맛과는 달리, 약간의 msg 맛이 적당히 가미된 그야말로 베트남 스타일이다.

사장님이 고추까지 앙증맞게 올려주신 쌀국수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개인적으로 고수를 좋아해서 고수 양을 따로 많이 주시는 것도 좋았다. 작은 간장종지 같은 그릇에 따로 담아주는데, 고수가 비싸 보통 쌀국수집에서는 진짜 조금씩 주는 걸 생각하면 이 집은 후한 편이다. 대신 가격은 안 후하지만....



총평

# 위치: 을지로3가 역과 충무로역 사이, 서울백병원 바로 뒷편 골목 건물 2층에 위치. 건물 자체가 작고 아담한 편이라, 직장인들 식사시간에 가면 자리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다. 한번은 12시 00분에 가게에 도착했는데 이미 계단 밖으로 긴 줄이 늘어서서 식사를 못할 뻔했다. 11시 30분 또는 1시 가까이 되서 가는 걸 추천.


# 맛: 말해 무엇하랴. 솔직히 최근 서울에서 먹은 쌀국수 중 가장 최고였다. 분짜도 괜찮고 다른 메뉴도 맛있지만 이 집은 역시 쌀국수. 뜨끈한 국물을 먹으면 겨울 추위따위 두렵지 않다. 심심하면 짜냄을 함께 곁들이는 것을 추천.


# 가격: 쌀국수 8,000~ 10,000원대. 사실 가격은 자비롭지 않은 편이고, 특히 베트남 현지에서 쌀국수 가격을 생각하면 이건 거의 횡포다 싶지만 웬만한 체인점들도 가격을 8,000~10,000원씩 받는 걸 생각하면..... 그냥 한국 물가가 미쳤나봄....


# 방문횟수: 최근 일주일 간 4일 방문... 그 중 출근한 날이 5일... 거의 매일 가다시피...


# 재방문의사: 어제 먹었는데 오늘도 또 갈 수 있다.


# 총점: 4.8따봉. 0.2를 깎은 이유는 그냥 뭔가 5따봉이면 너무 편파적이고 신빙성이 없어 보일까봐 양심적으로 0.2 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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