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쌓으려고 시작한 스마트 스토어(1)

그리고 망했다.

by 디주



저는 00 기업의 MD 직무에 기여하고자 기획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길러왔습니다.


MD 직무에 지원하는 취준생이라면 한 번쯤은 써 봤을 자기소개서 내용이다. 나 또한 MD를 꿈꿨기 때문에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했다. (스펙을 위해 스마트 스토어를 운영한다고?!?!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취준생 중에 사업해본 사람 널리고 널렸다.) 그리고 망했다.


시작은 당장이라도 무신사와 합병을 할 것 마냥 패기로웠다. 동대문도 기웃거리고, 네이버 데이터랩, 아이템 스카우트 등 고객의 니즈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볼 수 있다기에는 지금 와서 보면 별거 안 한 듯싶다.


우리는 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잡고 겨울 잡화 콘셉트를 잡았다. 그리고 신상 마켓에서 대량으로 몇 가지 품목을 구매했다. 물건이 도착해서 확인했는데,


어라. 분명 같은 목도리를 시켰는데, 길이가 제각각이다. 어라, 군데군데 실이 풀려있다. 사기를 당했다.


잔뜩 화가 나는 마음을 다잡고(친구들과 같이 운영했기 때문에 화를 내기 어중간한 상황) 목도리 대신 머리끈, 수면바지 등의 나머지 품목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리는 수제 몰이기 때문에 촬영과 상세페이지 작업도 직접 진행해야 했다.


거지 같은 목도리였지만 공간을 대여하여 최대한 예쁘게 보이려고 애쓰고, 남은 잡화들도 서로 모델이 되어가며 예쁘게 찍었다. 나는 똥 손이었는데 사진을 잘 찍는 친구가 있어서 그나마 묻어갈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그래! 우리 이제 진짜 장사해보는 거야!! 아자 아자!

그리고 2주 뒤, 재고를 보관하는 친구가 코로나에 걸렸다. 그것도 온 가족이 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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