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직무에 취업했고, 퇴사했다.

첫 회사, 로그아웃

by 디주



회사가 2시간 남짓한 거리여서 다행이었다.

마스크를 방패 삼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내면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을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먼저 취업한 내가 회사에 대한 힘듦을

털어놓는 것 마저 나의 과시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그렇게 두 달을 내리 지하철 안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운이 좋게도 원하는 직무 그리고 첫 면접에 입사하게 된

나는 내 일을 너무도 사랑했다.


두 시간 야근은 기본 왕복 네 시간 거리, 받지 못한 인수인계, 최저시급도 채 되지 않은 월급, 산더미 같이 쌓인 일들과 업무보고가 더 중요한 회사에서

나는 일과의 사랑에도 끝이 있음을 이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분노에 쌓여있던 감정들이 몸의 병을 불렀고

역류성 식도염, 스트레스로 새벽에 2-3번씩 깨는 습관

이는 점차 분노는 체념으로 바뀌었고 나를 잃어갔다.


그렇게 한 달반 남짓되었을까.

팀장님께 퇴사를 언급했다.


너무 사랑하는 일을 한 달 만에 내 손으로 끊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가는 것도 무서웠다.


분명 내 입으로 말한 퇴사인데,

그날도 두 시간을 내리 울었다.


단 한 번이라도 내가 잘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미 마음이 뜬 나를 나 자신도 잡을 순 없었고,

그렇게 나의 첫 회사는 끝이 났다.


감정이 롤러코스터 마냥 요동쳤던 두 달

누군가 붙잡고 정답을 묻고 싶었지만

감당해야 하는 것도 오롯이 내 몫이었던

사회초년생의 이야기



아니, MD 취준생의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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