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에서도 전할 수 있는 마음

마음은 누워있지 않다

by 김승월
병상에 누워서도, 마음은 앉아 있지 않았다.
도움이 도움을 부른다. 마음이 마음을 부른다.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분들이 있다. 도움 받은 분들도, 누군가에게 도움드리고 싶어 하기는 마찬가지다. 손에 쥔 것이 달라도, 마음의 무게는 다르지 않다.


나는 요즘 병상에 누워 하루 종일 도움만 받는다. 그렇다고 해서 마음마저 누워 있는 건 아니다. 몸이 비록 불편해도 ‘나도 무언가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여전하다. 일의 크기야 다를 수 있지만, 마음은 하나다.


내가 봉사하는 <한국 저시력인 협회> 단톡방에 들러서 검색하다 보니 따뜻한 소식이 올라왔다. 내 몸이 멀쩡했으면 보도자료 만들어 뿌렸을 텐데 그러기에는 벅찼다. 병상에 누워 있어도 스마트 폰을 쓸 수는 있다. 내용을 좀 더 알아내어 페이스북에 이렇게 올렸다.

"시각장애로 불편을 겪는 저시력인들이, 산불 피해를 입은 분들 돕기에 힘을 보탰다. 성경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저시력인협회는 지난 4월 16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제3회 ‘마음으로 울리는 하모니’ 음악회를 서울 영등포 김안과병원 명곡홀에서 열었다. 그 자리에서 ‘산불 피해 지원 특별 성금’을 모금했다. 저시력인들은 평소 남의 도움을 받으며 살지만, “우리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며 살고 싶다”는 마음을 모았다. 그날 모은 성금 1,005,000원은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되었다.


왼쪽부터 협회 총무 유순, 음악회 출연자인 회원 이명욱, 미영순 협회장, 경기북부 공동모금회 회장 권인욱, 본부장 이경아


기념 촬영했다. 사진 속 왼쪽부터 한국저시력인협회 총무 유순, 음악회 출연자인 회원 이명욱, 미영순 협회장, 경기북부 공동모금회 회장 권인욱, 본부장 이경아다. 권인욱 회장은 지난 3년 동안 저시력인을 위한 음악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격려해 주었다. 그런 인연이 성금 전달로 이어진 것이다. 도움이 도움을 불렀다


누군가는 걷고, 누군가는 달리고, 또 누군가는 누워 있다. 하지만 마음의 발걸음은, 병상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저시력인들이 모은 작은 성금이 멀리 있는 산불 피해지에게 건너갔다. 작은 정성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었을 것이다.


도움이 도움을 부르고, 마음이 마음을 부른다.

병상에서 보내는 이 미약한 마음도

어딘가에서 작은 불빛 하나로 피어나지 않을까.


cathal-mac-an-bheatha-7kbP7sMkjo0-unsplash.jpg Cathal Mac an Bheath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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