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으로 물들다
입춘이 지난 2월의 오전에 동남향 집을 햇볕으로 가득 채웠다가 서서히 거두는 당신.
가만히 앉아 책을 읽다가 뻐근한 몸을 일으켜 당신의 온기 앞에 서면 몸과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아무래도 ‘사랑’입니다.
눈을 감고 그 감촉에 기대고 있으면 눈물이 납니다.
미소 지은 얼굴에 눈물이 흐릅니다.
행복, 평화, 충만함으로 둘러싸이는 고요의 순간입니다.
햇볕, 당신을 사랑합니다.
2월 중순은 보일러를 돌려도 스산한 한기가 몸으로 파고들어서 춥습니다.
혼자 있으면서 난방 온도를 계속 높이기 미안해서 옷을 더 입고 무릎에 담요도 덮습니다.
수시로 의자에서 일어나 당신이 펼친 빛 속을 서성입니다.
그때마다 당신의 손길은 어쩌면 그리도 따뜻한지요.
당신의 품에서 자꾸 눈물을 흘립니다.
그저 존재만으로, 그 순간이 영원합니다.
무게를 잴 수 없는 ‘사랑’입니다.
햇볕, 당신에게 기대어 화분의 화초들도 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외로움과 슬픔의 잔상을 녹이는 것 같습니다.
나의 눈물은 절정의 순간입니다.
그러고 나면 당신이 서서히 그 그림자를 싸들고 나갑니다.
당신과의 만남은 첫눈에 반한 짜릿함이 아닙니다.
당신은 오랫동안 내 주변을 서성였습니다.
버스 정류장이나 공원에서
어떨 때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틈에서
나에게 사랑의 온기를 보냈습니다.
때로는 뜨겁고 강렬하게
때로는 수줍은 모습이었습니다.
나는 당신을 알아챘다가 잊어버리곤 했습니다.
만나서 반가운데 어느새 사라진 당신의 뒷모습을 무심하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월에 당신과 만나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가 날마다 당신과 좋은 시간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도 없고
해야 할 일에 대한 걱정도 없이 ‘지금’ 행복합니다.
그 순간이 시간적으로 길든 짧든 나한테 영원처럼 느껴집니다.
이 ‘사랑’이 2월을 ‘행복’으로 물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