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으면 배에서 누구 말을 들어야 할까?
'이 아주머니는 누구실까..'
궁금한 생각으로 조용히 기다렸다.
중년여성은 내가 제출한 이력서를 읽었다.
"중식 경험이 없네요?"
"네, 아직은 없습니다. 무슨 음식을 해야 할지 몰라서 뷔페에서 주방일을 시작..."
"네네, 알겠어요."
내 말을 귀찮다는 듯이 끊고 알았다고 했다.
"우리는 주방에 들어가려면 홀에서 서비스를 먼저 경험해야 해요.
그게 우리 방식이에요."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전체적인 흐름 파악과 시야를 가지려면 필요한 역량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홀에서 주방 가려고 기다리는 사람이 30명 정도 있어요.
주방에서 사람이 빠지면 순서대로 한 명씩 홀에서 주방으로 들어가는 순환시스템이죠.
일단 나와봐요. 나와서 홀에서 먼저 일 하면서 대기해 보는 걸로 진행하시죠."
여성이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그럼 혹시 홀서빙하면서 기다리는데 제차례가 언제 올지 모르고 안 오면 계속 홀서빙을 하는 건가요..?"
내가 질문했고 중년여성은 또 귀찮다는 듯이 대답했다.
"지금 말한 게 그거잖아요. 뭘 되물어요?"
"아.. 네.. 기분 나쁘셨으면 죄송합니다.. 근데 혹시 휴무나 급여는 어떻게 되는지요??"
중년여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귀찮다는 듯이 얘기했다.
"이봐요 젊은 친구라서 내가 인생선배로서 얘기할게요. 잘 들어요.
지금은 돈을 얼마 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구 밑에서 일을 어떻게 배워서 어떻게 큰지가 중요한 시기예요. 알겠어요? 무슨 휴무니 월급이니를 따지고 있어요?"
"음.. 제가 뭘 잘못했나요? 저는 가족 도움 없이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서 월세를 아끼려고 친구와 방 1칸에서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쉬는 날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서 여러 가지 음식을 보러 다니고 싶습니다. 그리고 월급을 알아야 생활비를 어떻게 분배하고 저축을 얼마나 할지 계산할 수 있어서 여쭤본 겁니다. 지금은 면접이니까요. 근데 그게 뭐가 잘못되었나요?"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자존심이 상한 게 죽기보다 싫었다. 무시받지 않으려고 열심히 일을 한 건 훗날 나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지금 나이가 되어서 보니 이런 경우에 저렇게 할 말을 다 할 필요는 없었다.
"네, 그래요 뭐 어떻게 할지 알아서 생각해 보시고 다시 전화하셔요. 그리고 우리는 브레이크타임에 전 직원이 만두를 싸요. 쉬는 시간은 틈틈이 알아서 쉬면 돼요."
어이없다는 듯이 얘기를 하길래 기분이 상한 나는 알았다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내가 기필코 성공해서 이런 건 필요 없는 거였다는 게 맞았다고 증명하고 말 테다.'
씩씩 대며 가게를 나오려는데
그분과 마주쳤다.
"저기 시간 되면 잠깐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선배이자 스타가 나에게 시간을 내어 달라고 부탁했다.
너무 떨리는 마음을 가지고 나는 알겠다고 답했다.
3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