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막 다시 마주한 세상
내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내가 있을 곳이 없다고 생각될 때,
그 순간이 가장 위험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손가락질하는 것만 같았고,
내 모습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 세상에 내 편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바라본 세상은 달랐다.
「우리 같이 바람이나 쐬고 올래?」
나에게 손을 내밀던 동료가 눈에 들어왔고,
힘들 때 곁에서 위로해주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이곳이 전부가 아닌데..
난 이곳에서 무엇을 찾고 싶었던 걸까?」
세상의 눈에 나는 부족한 사람이었다.
실수가 두려워서 떨었고,
실수하는 나 자신이 싫어질 때마다 무너졌다.
하지만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만의 속도로
느리지만 꾸준히 배우고 채워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내 마음속 허전함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았다.
익숙하지 않던 좌절감은
나를 더욱 지치게 만들었고,
나는 나 자신을 다그치고 상처 내기에 바빴다.
그렇게 스스로를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나는 인정받고 싶었구나」
그 한 가지 분명한 깨달음을 얻고 나니
비로소 내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인정하는 순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다독여주던 동료들,
힘들 땐 잘 먹어야 한다며 간식을 건네던 친구들,
따뜻한 말로 격려해 주던 어머니….
하나둘 떠올릴수록,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따뜻함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