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막 낮은 곳에서 피는 꽃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 나는 왜 이렇게 된 걸까?
나라는 사람이 싫은 걸까?
이 직장이 나랑 맞지 않은 걸까?
여기에 온 순간부터 잘못되었을까?」
수많은 생각과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나를 부르셨다.
「 너무 애쓰지 않아도된다. 」
애써 괜찮은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날 밤, 힘겹게 붙잡고 있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다.
갑자기 모든 슬픔이 나를 휘감았고
그 슬픔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거세게 밀려왔다.
이미 병들었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아픔을 직면하는 순간, 더 큰 슬픔이 나를 덮쳤다.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렇게 울다 지쳐 잠이 든 다음 날,
무언가 하나가 내 안에서 빠져 나간 기분이었다.
「아... 이러다 내가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면서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 그래, 너무 애쓰지 말자.
하나씩 천천히 하자. 」
그렇게 다시 한 걸음씩 발걸음을 내딛었다.
심리 상담을 신청했고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에 대해 알아가며
불안을 어떻게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마음속의 어두움을 이겨내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하나씩 배우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낮은 곳에서 천천히 조금씩 피어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