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랑, 엄마랑, 엉아는 소시지 닮았어...
신촌에서 저녁을 먹고 집까지 걸어왔다. 조금 걷다가 택시를 타려 했는데 네 식구가 꽁냥꽁냥 수다 떨며 걷다 보니 어느새 집 앞이었다. 둘째가 경의선 숲길에 들어서더니 사진을 찍자며 엉아(형)를 불렀다. 평소엔 먹는 거 노는 거로 다투다가도 이럴 땐 꼭 형제애를 발동한다.
한참을 걸어오니 둘째가 피곤한 지 업어달라고 했다. 엄마랑 엉아랑 뒤따라 오는지 계속 확인하면서 둘째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랑, 엄마랑, 엉아랑, 나는 닮았어. 아빠랑, 엄마랑, 엉아는 소시지 닮았어."라고. "나는 소시지 좋아해..." 라며 손가락을 구부려 소시지 모양을 그린다.
하루하루 뭔가 대단한 걸 바라고 사는 게 아니다.
내 가족, 그리고 지인들과 즐겁고 의미 있는 순간을 나눌 수 있으면 그게 좋은 인생이다. 번번이 남 일 돕다가 내 일이 밀리고,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아는 상황'이 재현되곤 한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어떠한가. 나는 아들에게 소시지 닮은 사람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