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

- 현대인에게 깃든 50가지 문양

by 김네잎

▣ 리플리 증후군 Ripley Syndrome



'성공'하겠다는 욕망은 강하지만 현실이 막막할 때, 어느 순간 마음속으로 강하게 열망하는 세계를 현실인양 착각하고,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현재 위치와 동떨어진 허구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거짓말과 거짓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까지 속는 ‘리플리 증후군 Ripley Syndrome’은 심리 스릴러 연작 소설 『재능 있는 리플리 씨 The Talented Mr. Ripley』(패트리샤 하이스미스 Patricia Highsmith, 1955)의 주인공인 ‘리플리’에게서 병명을 따왔습니다. 자신의 상상 속 허구를 사실이라고 믿는 심리적 장애입니다. 의학용어로는 '공상허언증'이라고 하며, 현실을 부정하고 자신이 상상하는 거짓 세계를 스스로도 사실이라고 믿는 증상이죠.




거짓말, 혹은



숲을 전개해 나간다*


바람의 빽빽한 오해 속에서

우리는 오늘 연한 녹색이고 싶어


서로에게 묶인 연리지를 풀고

각자의 이몽(異夢)을 탕진하며


갈림길에서 당신은 산란한 알을 쥐어주듯

예감 하나를 건네주는데


나는 일부러 못 들은 척

뜻은 날려 보내고 소리만 품는다


왼발 오른발 경쾌한 리듬 속에

수많은 우리들이 증발하고


너무나 가벼워 날개가 빠져나올 것 같다

요정의 기분이란 이런 걸까


다리를 휘감는 화사에도 놀라지 않고

검붉은 산딸기가 은밀하게 농담해도 유쾌해진다


왼발 오른발 목적지에 다다른다

품었던 소리를 확인하는데


깨져있다, 흘러내리는 건

곯아 터진 거짓말이 아니라 나 자신


숲이 완성된다


*이수명의 시에서 차용

- 김네잎,『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2018 9-10.


시詩 속 화자는 거짓말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알과 같다고 생각해요. 거짓말을 오래 품을수록 결국 "곯아 터"지는 건 자신이라고 말합니다.




르네 클레망 Rene Clement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 Purple Noon>는 『재능 있는 리플리 씨 The Talented Mr. Ripley』의 소설을 원작으로 1960년에 만든 영화입니다. 알랭 들롱 Alain Delon이 ‘톰 리플리’를 맡아 열연하면서, 배우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죠. 반항아적 기질의 주인공 톰 리플리가 친구이자 재벌의 아들인 디키 그린리프를 죽이고 대담한 거짓말과 행동으로 그린리프의 인생을 가로챕니다. 톰 리플리의 정체성을 버리고 디키 그린리프의 삶을 살아가는 심리를 잘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그린리프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그의 거짓된 연극은 막을 내리게 되는데,


타인의 삶을 너무 동경한 나머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리플리'.


있잖아요. ‘당신은 당신’ 일 때 가장 빛나고 멋지다는 사실 아세요?



▣ 참고 문헌

1) 다음 daum 백과 100.daum.net

2) 이동귀, 『너 이런 심리법칙 알아?』, 21세기북스, 2016,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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