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비우스 증후군

- 현대인에게 깃든 50가지 문양

by 김네잎

▣ 뫼비우스 증후군 Moebius Syndrome



포커페이스 a poker face란 속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얼굴 표정을 무표정하게 가장假裝하는 것을 말합니다, 포커를 할 때 패의 좋고 나쁨을 상대편이 가늠할 수 없도록 표정을 바꾸지 않는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사람은 상대방의 표정을 보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인지하니까요. 그러나 매우 드문 신경 이상 증후군인 ‘뫼비우스 증후군 Moebius Syndrome’을 앓는 환자는 일부러 가장假裝하지 않아도 감정을 얼굴에 드러낼 수 없습니다.




뫼비우스 증후군(Möbius syndrome)*



어떤 기분도 파동을 만들어낼 수 없다

감각을 증폭시키려는 시도는 매번 헛수고

모든 감정이 와해된 얼굴에

불가피하게 남은 무표정

너라면 미세하게 떨리는 살갗의 감촉만으로

슬픔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을 거다

보이지 않는 웃음을 만질 수 있을 거다

예측 불가능은 고립을 가져온다

고립 뒤에는 들키고 싶은 무수한 순간들


누가 변할 수 없는 안색을 건넨 걸까


변화에 염증을 느낀 달이 뒷면을 보여준다

끝까지 몰라도 되는 건 몰라도 되는데

어쩌면 이것은 역설의 방식

안쪽과 바깥이 형식과 내용을 구현한다

언제나 같은 꿈, 상자를 열면 온갖 얼굴 모양이 튕겨 나와

잠깐의 가면 놀이, 벗겨지지 않는 복면을 쓴 채 눈을 뜬다

오늘 밤, 내가 나의 표정을 다 써버릴 때까지

내가 나를 지켜본다

바깥은 삭막하고 안은 환하다

안에서 끊임없이 휘몰아치고 변주되는 빛

출구를 찾아 헤매지만


묵묵한 외연, 공고하다

- 김네잎,『다층』, 2019 가을호.



"어떤 기분도 파동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 내 감정을 너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나에겐 "불가피하게 남은 무표정"뿐인데, "안에서 끊임없이 휘몰아치고 변주되는 빛"을 나를 사랑하는 너는 알거라 믿죠. 분명 "너라면 미세하게 떨리는 살갗의 감촉만으로/슬픔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을 거"고, "보이지 않는 웃음을 만질 수 있을 거"라고.




1888년 독일의 신경학자인 폴 줄리어스 뫼비우스 Paul Julius Möbius가 ‘Munich Medical Weekly’ 학술지에 뫼비우스 증후군 Moebius Syndrome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증후군은 안면신경 마비, 외전 신경 마비로 인하여 표정을 바꿀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음식을 잘 먹지 못하거나 잠을 잘 때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서 궤양이나 안검하수증이 생길 가능성 등 복합적인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답니다. 미소를 짓기가 어려워 ‘frozen face’라고 불리기도 한다는군요.


기쁘면 환하게 웃고,

못마땅하면 찡그리고,

화가 나면 분노로 일그러지고,


이렇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적인 감정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것이라니...


"누가 변할 수 없는 안색을 건넨 걸까"



▣ 참고 문헌

1) 하미영, 이택영, 임성오, 「뫼비우스 증후군에 대한 작업치료학적 평가와 중재」, 대한작업치료학회지 제 18권 제3호, 2010,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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