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에게 깃든 50가지 문양
당신의 심장은 안녕한가요?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인이 마주 앉아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 두 사람의 심장박동이 같은 박자로 뛰게 된답니다. 심장 박동의 리듬까지 공유하는 연인이었으니...
이별 후 지속되는 상실감과 슬픔을 비롯해 다양한 연유로 발생하는 장기적인 마음의 고통은 신체의 기능에 영향을 준답니다. 심장근육이 병적으로 변이 하여 질병으로 나타나는데 이른바 ‘상심 증후군 Broken Heart Syndrome’! 통증의 원인은 정신에 있지만 실제로 몸이 아픈 겁니다. 아프다고 착각하는 게 결코 아니라는 거죠.
착란
나의 발이 당신의 정원에 처음 이식될 때, 청각이 서럽게 출렁였다
당신은 결코 나무를 꿈꾼 적 없으니 물관을 타고 오르던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거다
나와 당신은 다른 주파수를 가졌다 지지직 서성인 것은 이명이 아니라 악몽이다
귓바퀴를 따라 걷던 당신이 부르던 내 이름들이 하얗게 부서져 내린다
음계를 벗어난 음정과 엇갈린 박자들이 쓸려와 앓는 곳
계절이 바뀔 때마다 귓속에 쌓이는 소리의 무덤을 당신은 알까
달팽이관 앞에서 우리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했다
당신 집 앞을 다녀간 건 빗소리가 아니다 끝없이 범람하는 것은 내 눈물이다
모든 귀를 닫고 당신의 기척을 삼킨다
- 김네잎,『우리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했다 』, 천년의 시작, 2020.
詩 속 연인들은 "다른 주파수를 가졌"기 때문에 이별을 합니다. 헤어짐은 "악몽"이 되었고 서로를 부르던 "이름이 하얗게 부서져 내"립니다. "집 앞을 다녀간 건 빗소리가 아니다 끝없이 범람하는 것은" "눈물"이고요. "남남이 되자고 포옹"을 한 이 두 연인은 과연 상심증후군을 잘 극복했을까요? 그러길 바랍니다.
‘상심 증후군’(브로큰 하트 신드롬 Broken Heart Syndrome)을 앓는 환자는 좌심실 끝이 일시적으로 부푸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 증후군에 의한 극심한 호흡곤란과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은 심장근육의 기능장애인 심근경색과 매우 유사하다는군요. 심전도에서도 주로 심근경색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ST구간의 융기가 보이고, 또한 심장 쇼크, 불규칙적인 빈맥, 더 나아가 심장의 아래쪽 방인 심실의 근육섬유가 불규칙적이고 조화되지 않게 수축하는 질환까지 생길 수 있답니다. 일본에서는 ‘타코츠보 신드롬 Takotsubo Syndrome’이라 부른다고 해요. 타코츠보는 문어를 잡을 때 쓰는 항아리 모양의 덫으로, 상심 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심장의 모양이 그렇게 생겼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랍니다.
마음에 둔 사람과 사랑을 이루지 못해서 몹시 그리워하다 생긴다는'상사병'과 매우 흡사한 증후군이죠.
그런데 너무 갑작스러운 긍정적인 사건도 ‘상심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거 아세요? 심장을 위해서는 평정심을 유지해야겠지만, 전 그래도 마구마구 가슴 뛰는 좋은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참고 문헌
1) 요하네스 폰 보르스텔, 『매력적인 심장 여행』, (주)미래엔(와이즈베리), 2016, p263~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