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증후군

- 현대인에게 깃든 50가지 문양

by 김네잎

가면 증후군 The Imposter Syndrome



‘나’는 어떤 사람일까?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에게 보이는 ‘나’와 ‘나’는 같은 사람일까? 괴리감이 크면 클수록 심리적인 부담감은 한층 더 무겁습니다.


타인의 높은 기대 속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을 때 겪을 충격을 사전에 완화하려는 ‘방어기제 defence mechanism’의 일환으로 ‘가면 증후군 The Imposter Syndrome’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텀블링(tumbling)



나는 우아하게 착지하려고 했어


맨손으로 공중을 짚을 때

오늘은 얼마나 높이 도약해야 다다를 수 있는 고도인지

얼마큼 무릎을 접어야 더 오래 떨어질 수 있는 밑바닥인지


곳곳에 당신의 편린들이 있어서 의심하지 않았어


당신이 은밀한 손으로 등을 받쳐줄 때

은밀하지 않은 목소리로 충고할 때

등에 통각이 돋아나는 느낌


공중회전에서 당신은 한 바퀴를 원했고

나는 두 바퀴를 고집했지


당신은 자꾸 날아가는 새를 만지려고 했어

언제나 내 몸을 반경 속으로 집어넣으려고만 했지


그럴 때마다 새의 젖은 울음소리가 빠져나오곤 했는데

흩어지지 않으려면 도대체 몇 호흡을 멈춰야 할까

완벽하게 착지하려면 얼마나 더 여백을 견뎌야 할까


발에도 슬픈 목이 존재하는 줄 모르고

- 김네잎,『작가들』, 2020 봄호.



“완벽하게 착지하려면 얼마나 더 여백을 견뎌야 할까” 그래요, 저는 완벽을 추구하지만 “우아하게 착지“하기에는 언제나 조금씩 모자라거나 넘치고 맙니다. 늘 그랬어요.




가면 증후군 The Imposter Syndrome 환자는 자신이 성공한 것은 노력이 아니라 오로지 운이 좋아서였을 뿐 주위 사람들은 자신에게 속고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그들의 심리 상태는 자신의 실체를 들킬까 봐 항상 불안해한다는군요. 1978년 미국 조지아 주립 대학의 폴린 클랜스 Pauline Clance와 수잔 임스 Suzanne Imes가 성공한 여성들에게 이 증후군이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조사 대상 여성들은 스스로를 똑똑하지 않다고 여기며 사람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헤럴드 힐먼 Harold Hillman은 이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신경 쓴다고 말했습니다. 힐먼은 그의 저서 『가면 증후군 The Imposter Syndrome』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진정성’을 중요한 치료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미셸 오바마는 2019년 12월 12일 오바마 재단 주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행사에서 “흑인 여성으로서 살아오는 동안 ‘가면 증후군’을 경험했다”라고 고백했지요. 소녀들에게 스스로를 괴롭히는 ‘가면 증후군 The Imposter Syndrome’에서 벗어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면 증후군 The Imposter Syndrome’을 겪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면, 반대로 자신의 실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균 이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있다는군요. 인지 편향의 하나로, 이를 ‘더닝 크루거 효과 Dunning–Kruger effect’라고 한답니다. 1999년 코넬 대학교 대학원생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가 제안했는데, 45명의 학부생에게 논리적 사고 시험을 치르게 한 뒤 예상 성적을 제출하게 했답니다. 그런데 성적의 결과와는 달리 성적이 낮은 학생은 예상 성적을 높게 평가했지만, 성적이 높은 학생은 예상 성적을 낮게 평가했다고 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지나친 자만이나 지나친 겸손은 당장 쓰레기통에 버려요.


그리고 오늘도 가면 뒤에서 불안할 당신, 당신의 성공은 결코 운이 아닙니다. 당신의 노력이 만든 기적입니다.



▣ 참고 문헌

1) 이동귀, 『너 이런 심리 법칙 알아?』, 21세기 북스, 2016, p15.

2) 저스틴 크루거; 데이비드 더닝 (1999). “Unskilled and

Unaware of It: How Difficulties in Recognizing One's Own Incompetence Lead to Inflated Self- Assessment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에듀윌 시사상식(재인용)

keyword
이전 07화▣상심 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