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아니지만 별거인 것]
If you wanna pretty
every wanna pretty
안된다는 맘은 no no no no
If you wanna pretty
every wanna pretty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카라-pretty girl>
글을 쓰기에 앞서 이 노래가 문뜩 생각이 났다.
어렸을 때 한참 부르고 다녔던 노래의 가사였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전, 항상 틀여 박혀 있는 집 안이 아닌 바깥에서의 나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약속이 잡혀 누군가를 만나러 나갈 때면 화장을 간단하게라도 꼭 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화장을 한 얼굴 위로 '가면'을 쓰는 것.
글쎄, 아무도 나에게 '가면'을 쓰라고 강요한 일은 없었다. 그냥 현재까지 어찌어찌해서 살아오다 보니 어느덧 가면을 쓴 내 모습을 열심히 과시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상대방에게 꾸며진 나의 모습만을 내비치다 보니 정신적 소모가 대단했다.
아니, 사실상 대단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다.
맨날 천날 나 자신에게 좋은 말들을 건넨다 해도 사람 성향이 어디 하루아침에 바뀌어지는가?
더 머리 아파지기 전에 나는 평소 스스로에게 잘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휴식을 주기로 했다. 사실 그 휴식 속에는 어느 정도의 용기와 도전도 숨어있었다. 크리스마스가 끼여있었던 주에 나는 사람이 득실득실한 번화가로 나가서 무작정 혼자 놀아보기로 결심했다. 누군가와 한 약속 장소에 가듯, 일어나서 깨끗이 씻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여기서 다른 한 가지는 가면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번화가에 막 도착하니 어느 정도 실감이 났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혼자서 시간을 즐기러 온 사람이 수없이 많았을 텐데, 그 당시의 내 눈에는 모두가 옆에 한 사람씩은 끼고 있었던 걸로 보였던 것 같다.
밥도 먹고, 사진도 찍고, 아이쇼핑도 하고 마지막은 동전 노래방으로 장식했다.
이 한 문장만 봐서는 '정말 최고로 잘 놀았다' 라며 결론 지을 수 있겠지만 그 속에 들어있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도 나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쳐다보는 것만 같은 느낌.
아무도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만 같은 느낌.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신경 쓰는 것만 같은 느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로지 다 나만의 '느낌'이라는 것이다. 평소에는 항상 누군가가 나의 곁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했던 것들을 이번에는 혼자 맞닥트리는 경험을 하면서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 마냥 어색하고 괜히 긴장했으며, 마음이 편안하고 재미있었으며 또 '이런 시간을 왜 자주 가지지 않았나' 하며 순간적으로 나 자신이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늦게 시작한 도전, 빨리 시작한 도전이 아니라
나에게는 그저 '첫 도전'이라는 의미로 남겨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