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3일 차]
꽤 오랜 기간 동안 나의 몸과 마음을 챙기지 않아서 그런지 확실히 어제와 오늘은 무척이나 괴로웠다. 고막을 때리는 듯한 알람 소리에 어쩔 수 없이 뜬 두 눈은 안구건조증으로 인해 메말라있는 상태였다.
더군다나 지금은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을 외면한 채 추운 바깥세상으로 나오기가 참 쉽지 않은 겨울이었다.
그래도 움직였다.
이것만 실천한다면 오늘 하루는 성공한 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와의 싸움에서 이겼다.
그렇게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집 밖을 나서고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는 풍경이 곧바로 눈에 들어왔다. 언제 괴로웠냐는 듯, 온몸에 상쾌한 느낌까지 들었다. 많이 약해져 있는 몸이 겨우 3일 만에 활력을 되찾는 것은 당연히 어렵겠지만 대신에 내 마음은 반대였다.
평소에는 독서든, 글을 쓰는 것이든 손에 잡히지도 않고 주야장천 휴대폰만 들여다보기 바빴다.
이미 볼 건 싹 다 챙겨봐서 더 이상 볼 것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어제와 오늘은 오랜만에 좋아했던 책을 펼쳐보기도 하고, 글도 쓰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동들을 하기 위해 애를 쓰지 않았다.
그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을 뿐이다.
어떤 1일 차 든 간에 '1일 차'라는 것은 '불타오르는 의욕'하나로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는 날인 것 같다. 그래서 그 유명한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곤 한다. 어찌 됐던, 이번에는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나에게 처음으로 해당되지 않았다. 그렇다. 부끄럽게도 이때까지의 나는 완벽한 나를 위해 욕심을 많이 챙겼고 그로 인한 결과는 항상 같았다.
하지만 많은걸 내려놓은 지금, 한 가지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으로 완성되는 길을 걷고 있는 나이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