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란, 결국 우리다움을 찾아가는 여정
사무실을 구하고, 책상에 처음 앉던 날.
제일 먼저 열었던 문서는 비즈니스 모델과 철학을 정리한 문서였고,
그 다음 페이지에 적어 내려간 것이 조직문화였다.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정했으면,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를 정해야 했다.
우리는 오늘의 고독함에 주목합니다.
우리는 Art Solution을 통해 사회공헌 사업을 만들어갑니다.
우리는 동료에게 의미있고 진정성 있는 인연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깊이있고, 책임감있고, 엣지있게 작업하는 프로입니다.
우리는 문화재단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의 삶과 일에 대한 균형에 대해 심도깊게 고민합니다.
우리는 자발적인 은퇴가 가능한 건강한 조직문화를 추구합니다.
우리는 사회구성원으로서 가치있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근무 제도: 주 4.2일제 (화/토/일/공휴일 휴무, 10:00–17:00 근무)
20여 년의 회사 생활을 돌이켜보며,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어야할까 고민해보았다.
멤버들과의 관계, 나아갈 방향 그리고 지속성에 대해,
보드멤버 중 두 명이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 아침에 아이를 챙겨 학교에 보내고, 퇴근 후에도 육아가 이어지는 일상. 그 현실을 배려한 근무 구조를 처음부터 설계하고 싶었다. 지금 당장의 멤버만이 아니라, 앞으로 누군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더라도 일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 그것이 회사와 멤버가 함께 오래 지속할 수 있는 기본값이 되리라 생각했다.
주 4일 근무도 같은 맥락이었다. 직장인의 만성병이라는 월요병, 우리에겐 월요병이 없다. 화요일이 휴무이기 때문이다. 40대창업이란 배경이 그리고 함께 시작한 멤버들의 삶이 이 문화를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물론 현실적인 질문도 따라왔다. 이 정도 시간을 일해서 회사 매출 볼륨을 만들 수 있을까? 나는 그 질문 앞에서 먼저 다른 질문을 했다. 우리 회사를 어떤 규모로, 얼마의 연매출을 만드는 회사로 만들 것인가. 그 규모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의 일은 기획이 주가 된다. 기획이란 건 물리적인 시간이 곧 결과물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산책을 하다가, 잠들기 직전에, 전혀 다른 무언가를 보다가 떠오르는 것들이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다고 해서 더 좋은 기획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사업영역의 특징을 반영할 수 있는 요소이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였다.
회사의 성장과 멤버의 성장을 어떻게 함께 지원할 수 있을까.
다양한 세대가 함께 일하는 조직, 조직문화가 단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래서 실제로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다.
주 24시간 근무제, 내부 역량 강화 프로그램, 문화에 맞는 채용과 인재상 수립, 의미 있는 관계와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직원' 대신 '멤버' 라는 호칭 등등.(여전히 실험중이기도 하다)
주 24시간 근무제는 예상치 못한 강점이 되기도 했다. 작은 회사가 좋은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유가 되어준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어려운 지점도 있었다. 짧은 시간 안에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자신만의 일머리와 노하우가 필요했고, 그 적응이 쉽지 않은 멤버도 있었다. 신입 멤버 중 한 명은 1년쯤 적응하다 회사를 떠났고, 지금은 경력 7년에서 20년 차 멤버들로 팀이 구성되어 있다.
내부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멤버들에게 필요한 주제나 말랑말랑한 소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작은 살롱 형태로 운영한다. 작은 조직이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친구와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건, 교실에서 나눈 대화보다 함께 운동장을 뛰었던 순간이나 수학여행의 기억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함께 무언가를 경험하는 시간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
조직문화란, 결국 우리다움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완성된 상태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하면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 지금도 우리는 그 여정 안에 있다.
조직문화에 관한것은 언젠가 2부를 작성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