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속편의 한계, 하지만 모범. 공포 감독으로써 완성되어 가는 완 감독
Dir. by James Wan
Starring. Patrick Wilson, Rose Byrne, Lin Shaye, Ty Simpkins
스포일러
1편의 성공 이후 2년만에 돌아온 후속편. 전작의 결말을 생각하면 후속편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영화였다. 본작이 개봉한 2013년은 제임스 완 감독이 또다른 공포영화인 <컨저링>을 감독해 대흥행시키면서 공포 장르의 거장 중 한 명으로 자리잡은 시기였다. 그 이후 제임스 완 감독과 작가 리 워넬은 더 큰 예산, 그리고 더 발전된 완성도로 인시디어스 속편 <두번째 집>을 선보인다.
<두번째 집>은 영상미 면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뿐 아니라, 작품 내 등장하는 장소들이나 배경들도 제작비가 늘어났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단순히 돈만 더 쓴 것이 아닌, 이번에는 공포 연출력도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인시디어스> 1편 뿐 아니라 <컨저링>을 만들면서 제임스 완 감독이 더 실력있는, 장르를 능숙하게 다루는 감독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작중 등장하는 공포 요소들도 1편보다 효과적이고, 긴장감을 쌓는 연출도 발전했으며, 그렇게 쌓아올린 긴장감도 손쉽게 무너져버리지 않고 전작보다 더 길게 유지된다. 제임스 완 감독이 파운트 푸티지 공포 영화를 연출한다면 어떨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도 아주 잠깐이지만 얻을 수 있다.
연출 뿐 아니라 각본도 칭찬하고 싶다. <두번째 집>은 전작과 연결되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1편을 꼭 보고 나서 관람해야 한다. 아주 영리하고 참신한 방식으로 연결되고, 그 뿐 아니라 본작 내에서 전반부에 던져진 실타래들이 후반부에 가서 맺어지는 등 해답을 내는 과정도 아주 잘 쓰인 각본의 일부로 만족스럽게 드러난다. 1편을 제작할 당시에 2편의 이야기도 구상해 두고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다. 마치 애초에 2부작이 될 이야기였던 것처럼. 1편과 2편이 함께 있으면 두 작품의 가치/평가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다. (속편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전작보다 발전된 요소도 있지만 아쉬웠던 부분도 있다. <두번째 집>의 후반부 3막은 비록 어두침침하고 안개 낀 분위기, 그리고 가족 간의 서사를 유지함으로서 여전히 볼만하지만, 조금 길고 늘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필자가 1편에서 칭찬했던 곤조(Gonzo)한 미친 아이디어들은 2편의 후반부에서는 그 기세가 약하다. <두번째 집>은 아무래도 <컨저링>과 더 비슷한 모습이 된 것 같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지만. 이런 면에서는 속편의 한계점이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외에도, 후반부 조쉬와 칼을 떠나보내며 사라지지만, 미소를 짓고 있는 엘리스의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엘리스가 무언가를 보고서 겁을 먹는 엔딩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늗다.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역시 잘 만든 공포 영화란 게 느껴진다.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 봐도, <두번째 집>은 다른 잘 만든 공포 영화 후속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줄평: 호러 속편의 한계, 하지만 모범. 공포 감독으로써 완성되어 가는 제임스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