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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xhill Jun 24. 2022

LDR 3 리뷰 파트 2

<강렬한 기계의 진동> (이하 <진동>)은 내가 예고편을 보았을 테부터 기대하던 에피소드이다. 시즌 1에서 가장 저평가된 에피소드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해저의 밤> 과 같은 제작팀의 작품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저의 밤>과 공통점이 많았다. 여행 도중 뜻밖의 사고,문제로 인해 숨겨진 환상적인 세계와 맞닥뜨리는 주인공들, 그리고 2D인지 3D인지 헷갈리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영상미 등등.

내가 영문과지만 정작 영어 문학을 거의 안 읽어본, 약간 아이러니한 사람인데 본작에 등장한 시들은 매우 아름답고 작품의 분위기와도 매우 잘 맞았다. 판타지적, 의외로 철학적?인 결말도 본작이 기억에 오래 남은 이유이다. 다만 여러 번 재감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각본이나 전개가 뛰어나다고는 못 하겠다.

그래도 굿굿.


<히바로>는 예고편을 보았을 때부터 심상치 않은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처음에 추측했던 데이빗 핀처가 아니라, 시즌 1 <목격자>의 제작진이 연출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상미나 캐릭터들의 디자인 등에서 <목격자>가 연상된다.

대사가 전혀 없고, 100% 시각적 스토리텔링으로 전개되는 게 특징이다. 간단하다고 할 수 있지만, 작품의 기승전결과 주제(문명화로 인한 자연과 풍속의 파괴, 사랑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오해, 나쁜 마음과 그로 인한 고통.)가 뚜렷한, 강렬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시즌 3에서 이야기, 각본으로 치면 최고가 아닐까 싶다.


이제 TOP 3를 이야기했으니 내가 덜 좋아한 에피소드들을 짧게나마 이야기해보자. 물론 상대적으로 덜 좋아한 거지, 이 중에서도 전체적으로 좋게 본 에피소드가 많다.

<세 로봇 2>는 시즌 3 중에서 처음으로 감상했는데 볼 때에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다. 단지 굳이 여러 번 생각을 하거나 재감상할 에피소드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볼만.

<나이트 오브 미니 데드>는 무슨 컨셉인지는 알겠지만 보면서 감흥이 거의 없었다. 너무 나쁘지도, 너무 좋지도 않은 딱 중간. 크게 웃기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점수를 매기자면 10점 만점에 딱 5점 정도.

<킬 팀 킬>은 유머 쪽으로 밀고 나가는 에피소드인데 그 유머가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 재미 있는 농담도 있지만 그만큼 재미 없는 것들도 있다. 이야기도 단순하고 오락성에 초점을 맞춘 편. 나쁘지 않았음.

<메이슨의 쥐>는 처음 예고편에서 보았을 때 내가 시즌 1에서 가장 덜 좋아했던 쓰레기장 에피소드랑 같은 제작진인 것 같아 (그림체, 스토리 요소) 기대가 덜 되었던 에피소드이다. 보고 난 후 말하자면 제작진들의 전 에피소드보다는 나앗던 것 같다. 의외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훌륭하다’의 수준에 달하지는 못했다. 내 기대치나 기준선이 너무 높은 것일수도 있겠지만 일단 내 감상은 그러하다.

<스웜>, <아치형 홀에 파묻힌 무언가> 장단점 면에서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   실사를 방불케 하는 뛰어난 그래픽과 좋은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문제는 스토리.

<스웜> 내가 진심으로 창의적이고 대단하다 느낀 아이디어들로   있다. SF 좋아한다면 일단 추천하는 에피소드. 하지만 작품 대부분이 설명으로 가득  있고, 결말이 빈약하다. 결말이 단점인 에피소드가 시즌 3에서  개는 되는  같다. 인류가 굴복하지 않을 것이고, 맞서 싸울 것이라며 본격적 갈등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시리즈나 영화의 파일럿, 프롤로그에는 어울릴  한데 10-20 단편에서는 오히려 주인공이 스웜 앞에서 굴복하는, 앞으로 인류의 파멸을 예고하는 부정적 결말이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설마 제작진이 다음 시즌에서 후속 에피소드를 선보이려고 이러나.

<아치형…> 역시 코스믹 호러를 어느 정도는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사실 한번 정도 봐 보는 것은 나도 조금 추천한다. 하지만 <스웜>과 마찬가지로, 이야기가 대단하기보다는 아이디어랑 그래픽을 뽐내는 기회로 활용된 것 같다. 몇 년 전 보았던 <Oats Studio> 유튜브 채널의 애니메이션 단편들이 생각난다. 5분 이내로 훨씬 짧고 퀄리티도 <LDR>보다 훨씬 떨어지는 수준이었지만 문제점이 동일한 것 같다. 제작진의 특정 아이디어나 특정 ‘상황’을 생각해낸 후, 그를 표현하기 위한 스토리나 주제, 캐릭터를 깊이 있게 창조하는 대신 정교한 그래픽으로 그 아이디어, 상황 재현에 더 관심을 둔다. 가장 실사 같은 그래픽을 자랑한 두 에피소드가 이야기 면에서는 가장 빈약한 것 같다.


시즌 2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여러 제작 팀이 돌아가면서 맡다 보니 반복되는 작화가 많다. 이게 나쁜 거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마음에 드는 작화는 여러 번 보고 싶기도 하고….. 하지만 시즌 4에 바라는 점은 새로운 제작팀의 새로운 작화를 좀 더 봤으면 한다. 실사 같은 그래픽도 좋지만 너무 많이 봐서 이제는 창의적, 독특함에 초점 맞춘 작화가 (적어도 이 시리즈에서는)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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