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나이더와 오리지널 아이디어
욕 많이 먹은 만큼 팬도 많은 잭 스나이더 감독. 그가 최근 들어 기존의 IP, 프랜차이즈가 아닌 자신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가지고 영화를 만든다는 점은 그의 영화를 좋아하던 싫어하던 간에 칭찬해볼 점이라고 생각한다. 순탄치 않았던 <저스티스 리그> 제작 과정 이후 워너 브라더스와 결별한 그는 넷플릭스에서 두 개의 영화 시리즈를 이끌고 있다. 바로 작년 <아미 오브 더 데드>로 시작한 좀비 시리즈와, 두 개의 파트로 나뉘어 제작될 예정이라는 스페이스 오페라 <레벨 문> 시리즈.
하지만 <아미 오브 더 데드>가 많은 이들에게서 혹평을 받은 사실을 생각해 보면, 단순히 프랜차이즈나 속편, 리부트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영화의 완성도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시리즈 아이디어가 있으면 그 아이디어를 좋은 영화로 만들어 내는 것이 완성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혹평들보다는 <아미 오브 더 데드>를 괜찮게 보았지만, 결국 6.5점 정도의 오락 영화 였을 뿐, 각종 스핀오프와 후속작들에 기대가 가도록 만들기에는 역부족인 작품이었다. 속편 <플래닛 오브 데드>는 개선되었기를 바라며 조심스럽게(?) 기다려 본다. 그리고 <레벨 문>은 스나이더의 장점이 극대화되고 단점은 최소화한, <저스티스 리그>의 스나이더 컷 같은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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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전부터 해왔던 생각을 해본다. 단순히 속편이나 리부트가 아니라는 이유 만으로, 그 작품이 ‘오리지널하’거나, ‘창의적’ ‘신선하다’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기존 IP와 관련이 없다고 해도, 줄거리, 캐릭터 등 구성 요소들이 기존 작품들에서 수십 번, 수백 번 이미 봤던 형식이라면. 그것은 진정으로 오리지널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긴 역사와 많은 작품들을 가지고 있는 IP, 프랜차이즈에 속한 작품이라도, 우리가 익숙했던 캐릭터에 대한 신선하고 새로운 접근 / 재해석이나, 기존 요소들의 신선한 변화,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아이디어 / 컨셉이 들어 있다면, 그것은 신선하고 오리지널 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