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락스타의 이야기
낡은 전구는 희미한 노란색 빛을 뿜어냈다. 그 노란 빛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좁은 화장실에는 눅눅하고 축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화장실은 그다지 깨끗하다고 볼 수 없는 곳이었으며, 이곳을 보게 된다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화장실은 그런 공간이었지만 지금 화장실의 문은 잠겨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외딴곳에 설치된 화장실이었지만 완전히 버려진 곳은 아니었던 것이다.
화장실의 거울은 낡고 군데군데 깨진 부분이 있었지만, 그런 가장자리를 제외한 가운데 부분은 깨끗하게 닦여 있었다. 거울 위로는 한 젊은 여성의 얼굴이 비쳐 있었다.
비좁은 공간으로 들어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에는 짙은 눈화장이 묻어 있었다. 밝은 금색으로 염색한 머리는 그녀의 등과 가슴으로 내려와 있었으며, 정수리에는 검은 머리의 일부가 조금 남아 있었다. 헐렁한 탱크탑 셔츠와 속옷 같은 짧은 바지를 입은 그녀는 옷 속에 숨겨온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작은 플라스틱 상자였다. 뒤이어 그녀가 뚜껑을 연 상자에 담긴 것은 작은 약병과 주사기였다. 그녀는 약병을 거울 아래 세면대에 조심히 올려놓았으며, 주사기를 감싼 투명한 포장을 뜯어냈다. 작지만 날카로운 주사기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여인은 마치 이 과정이 익숙하다는 듯, 서투르거나 두려워하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인은 주사기의 바늘을 바라보면서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 세면대에 놓인 약병을 들어 올렸다. 엄지손가락 정도 크기의 유리 약병에는 투명한 액체가 담겨 있었다. 여인은 약병의 뚜껑에 주사기의 바늘을 찔러넣었고, 손잡이를 길게 끌어올렸다. 손잡이와 함께 약병의 액체가 밀려 들어와 주사기를 가득 채웠다. 여인은 약병을 내려놓은 다음, 자신의 짧은 바지를 들어올려 허벅지를 드러냈다. 그녀의 허벅지에는 많은 멍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멍들로부터 조금은 떨어진, 하지만 그리 멀지 않은 허벅지 부위로 주삿바늘을 찔러 넣었다. 여인은 살짝 따끔함이 느껴진 듯, 입술을 살짝 깨문 다음, 주사기를 눌러 액체를 주입했다. 천천히 주사기를 눌렀지만 액체는 순식간에 그녀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으며, 주사기는 텅 비게 되었다.
여인은 작은 한숨을 내쉰 다음, 재빨리 주사기와 약병을 다시 플라스틱 상자 안에 집어넣었다. 작은 플라스틱 상자를 다시 옷속에 집어넣은 그녀는 마지막으로 거울을 바라보며 머리와 외모를 정리한 다음, 잠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어느덧 해는 어눅어눅 저물고 있었으며, 노을이 마지막 인사를 하며 건물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산들산들 불어오는 저녁 여름의 바람은 주변의 나무들을 춤추게 했으며, 그 시원한 바람은 여인의 얼굴과 피부를 시원하게 감싸고 맞이했다. 여인은 바람을 맞으면서 작은 쾌감을 느꼈고, 잠시 동안 눈을 감았다. 이게 바로 여름의 느낌이지, 그녀는 생각했다. 다른 계절이나 시기에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 분위기에 알맞는, 오늘 저녁과 밤에 그녀는 한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었다. 여인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자신밖에 없음을 확인한 다음, 재빨리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잠시 피어올랐던 불안감과 걱정은 재빨리 사그라들고, 기대감과 흥분이 섞인 들뜬 감정이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어둠이 내린 밤하늘을 불과 빛이 강렬하게 밝혔다. 도시에서 떨어진, 숲과 들판과 언덕 그리고 작은 벽돌 건물들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콘서트가 열린 것이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콘서트장을 꽉 채웠으며, 무대 위에서는 오늘의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짙은 눈화장과 금발의 머리, 짧고 자유분방한 옷을 입은 락스타. 그녀의 이름은 테일러였다.
어느덧 테일러의 주위를 호위무사처럼 지키던 드러머와 기타리스트들이 무대를 하나둘씩 떠나고, 공연은 중반부로 접어들었다. 무대 위에는 테일러 혼자만이 남아 있었다. 공연장과 사람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지만 잠시 쉬어가는 시간도 필요한 법이었다. 다만 이제 그 시간도 점점 끝나가고 있었다. 무대 뒤쪽부터 시작해 곳곳에서 노래를 원하는, 테일러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서 거치대 위에 달린 마이크를 의지하는 듯 쥐고 있는 테일러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피어올랐다. 여름밤이 되면서 나타난 차가운 바람과 뜨거운 공기, 그것들이 뒤섞이며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습도 높은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며, 사람들의 숨소리와 무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으로 인해 테일러는 그 열기를 더욱 강하게 느꼈다. 테일러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으며, 이는 무대 아래의 관객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모두 땀을 확 뺄 정도로, 차갑고 시원하게 소리 질러 볼까요?"
테일러가 마이크에 대고 말하자 사람들의 뜨거운 환호가 들려왔다. 공연이 시작된 이후부터 테일러와 관객들은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그들은 하나에 가까웠다.
테일러는 더운 몸을 식히기 위해 옷을 조금씩 들어 올렸으며, 그럴 때마다 그녀의 날씬한 허리와 피어싱을 한 배꼽이 드러났다. 그녀의 몸매가 드러날 때마다 남성 관객들은 격렬한 환호를 보내왔으며, 테일러는 그때마다 미소로 화답했다. 이전보다는 덜 격렬한, 더 대중적이고 더 캐쥬얼한 노래를 부르면서도 테일러는 힘을 빼지 않았다.
이제 그녀가 계획한 일을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 다가오는 듯했다.
관중들의 환호는 거욱 거세졌고, 테일러는 그에 일일이 반응하기를 멈추었다. 노래를 중간에 끊거나 추임새를 넣거나, 관중들의 환호를 이끄는 일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래에만 집중했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에 맞추어 콘서트장의 뜨거움은 조금 사라지고, 시원한 청량함이 그 자리를 조금씩 채우는 듯했다.
그러던 테일러는 마이크를 스탠드에 고정한 다음, 마이크에서 두 손을 떼서 허리로 가져갔다. 그녀의 두 손은 옷 속으로 들어가 서서히 등 위쪽으로 올라갔으며,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아챈 몇몇 관중들은 격렬한 환호성을 불렀다. 그녀의 손은 등 중앙에서 멈추었으며, 테일러는 노래를 계속 이어갔다.
곧 다시 손을 옷 아래로 뺀 그녀는, 이번에는 어깨 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테일러가 손을 빼자 검은색 끈이 당겨 나왔고, 관객들은 하나가 되어 커다란 환호성을 질렀다. 테일러가 반대쪽에서도 끈을 빼내자 환호는 거욱 커졌다. 마침내 테일러는 옷 속으로 손을 넣어서 자신이 입고 있던 검은색 브래지어를 벗어서 들어 올렸다. 테일러의 노출에 관객들은 그 이전보다 더 격한 환호를 보냈으며, 테일러는 그런 관객들을 자극이라도 하듯 몸을 요염하게 흔들면서 손에 든 브래지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테일러의 앞으로, 관중석으로부터 무언가가 빠르게 날아왔다. 무게감이 없이 가볍게 날아온 그것은 물병이나 휴대폰이 아니었다. 그것은 테일러의 것과 비슷한 브래지어였다. 테일러는 자신의 앞에 놓인 브래지어를 보고선 다시 마이크를 잡고 외쳤다.
"여성분들! 여러분의 브래지어를 벗어던져서 저에게 보여줘요!"
테일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기다리고 있다는 듯이 브래지어 여럿이 무대 위로 날아왔다. 무대 아래에서 공연을 즐기던 여성 관객들은 테일러가 한 것처럼 손을 등 뒤로 가져가 후크를 풀어헤쳤으며, 셔츠 밖으로 브래지어를 꺼내 무대 위로 던졌다. 몇몇 여성들은 상의를 완전히 탈의한 다음 가슴을 드러낸 채로 소리 질렀다. 무대 위로 브래지어는 계속해서 날아왔다. 검은색, 분홍색, 빨간색, 초록색까지 색깔은 다양했으며, 레이스가 달린 란제리에서부터 밋밋한 디자인의 값싼 브라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곧 무대 위는 온갖 종류의 브래지어로 가득 찼다.
테일러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브래지어를 저 멀리, 관객들을 향해 높이 던졌다. 공중에 떠올라 날아간 그녀의 브래지어는 뒤쪽의 관객들로 향했으며, 브래지어가 떨어진 곳에서는 관객들의 함성이 뚜렷하고 크게 들렸다. 테일러는 무대 위를 걸어 다니며 바닥에 떨어진 브래지어들을 살펴보았으며, 그것들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며 노래를 계속 불렀다.
"모두 사랑해요!! 여러분도 여러분의 브래지어도!!"
테일러는 관객들을 향해 윙크를 했으며, 늘 그렇듯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호응했다. 이렇게 한여름 밤 펼쳐진 테일러의 공연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관객들의 열기와 불씨는 가라앉았지만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관객들은 콘서트장을 떠나면서도 계속해서 말을 하고 격렬한 몸짓을 했다. 콘서트를 보며 진을 다 뺀 이들은 콘서트장 뒤쪽과 바깥의 푸드 트럭으로 몰려가 남아 있던 식은 음식들을 먹어치웠으며, 김빠졌지만 여전히 시원한 맥주와 콜라를 마시며 밤하늘의 달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 역시 멈추지 않았다. 테일러의 열성 팬들은 이번이 테일러의 콘서트를 몇 번째로 보러 온 것인지를 비교하며 자랑했다. 콘서트에서 브래지어를 던진 적은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것은 시대 최고의 스타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테일러는 이 시대 최고의 여성 락스타라는 이야기가 흘렀다. 락스타라는 이름 옆에는 섹스 심볼이라는 꼬리표 역시 붙었다.
작은 호텔로, 숲속과 개울로 가 잠을 자거나, 다른 방식으로 작은 재미를 더 추구하려는 이들의 뒷모습에는 여름만의 낭만과 뜨거움이 서려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콘서트의 뜨거운 열기로 기분 좋게 그을려 있었다. 이렇게 콘서트의 밤은 깊어만 갔다.
그렇게 관객들은 떠났지만 콘서트장의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텅 빈 거대한 콘서트장에서는 관리인과 청소부들이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들을 치우는 중이었다. 격렬한 록 콘서트를 하고 나면 망가지고 깨부순 부분들이 많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손상된 시설물이 거의 없다는 점을 청소부들은 의외이자 다행으로 여겼다.
바닥에 널브러진 수많은 물병과 봉지, 상자와 조각들을 모으며 청소부들은 짧은 대화를 간간히 이어갔다. 서로 간의 안부나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 대화는 곧 콘서트와 관련된 주제로 옮겨 갔다. 청소부들은 쓰레기를 남기고 간 관객들의 흉을 보기 시작했으며, 이후 그들은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음악이나 실력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꼭 좋은 이야기만이 오간 것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청소부가 테일러와 관련된 어두운 이야기 하나를 꺼냈다. 그녀가 공연 전후로 마약을 복용한다는 소문에 대한 것이었다.
"실제로 다른 콘서트를 할 때 약병이랑 주사기가 발견된 적도 있다니까."
"진짜로? 그런데 마약이 아니라 다른 개인 치료 같은 사정이 있는 게 아닐까?"
"오늘밤 공연 하기 전에도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한참 후에 유유히 나타났잖아. 자기 말론 산책이었다 하는데 그 말을 솔직히 믿냐?"
"락스타가 마약 하는 게 무슨 대수라고."
"일단 불법인 거는 맞잖아."
"우리가 모르는 무슨 이유나 배경이 있든, 마약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나 계속해서 테일러 음악 듣고 싶거든."
그녀를 걱정하거나 욕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대다수의 청소부들과 관리인은 그녀가 관객들과 하나가 되었던 콘서트장에서 아직 벗어 나오지 않은 채, 입을 모아 미스터리에 쌓인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콘서트 전에 그녀와 공연 준비를 하면서도, 그녀는 그들과는 다른 세계의 인물처럼 느껴졌다. 콘서트를 떠난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테일러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은 없었다.
이렇게 밤이 깊어 가면서도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는 멈추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테일러는 콘서트장에서 모습을 감춘 채 다시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녀가 서 있던 무대 위는 텅 비어 있었다. 무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수많은 브래지어들 역시 사라지고 없었다.
콘서트장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의 한 농장, 그 옆에는 작은 차 한 대가 놓여 있었다. 밤하늘의 달은 땅에 가깝게 내려와 있는 듯했으며, 뿜어져 나오는 은은하고 우아한 빛은 숲과 농장을 눈부시게 밝혔다. 시동이 꺼진 차량 안에는 어둠만이 감도는 듯했으나, 곧 작은 라이터의 불빛과 함께 담배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테일러는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인 다음 연기를 내쉬었다.
밤이 깊어지자 시원한 바람기는 사라지고 숲에는 여름밤의 축축한 습기만이 감돌고 있었다.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한낮이나 뜨거운 콘서트의 열기만큼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잠을 자기에는 너무 덥고 불쾌한 온도였다. 테일러는 담배를 피우면서 손을 창가 위에 올려놓았다. 콘서트를 마친 지 기나긴 시간이 지난 이후 그녀의 몸에는 마른 땀이 들러붙어 있었다. 테일러는 찬물 샤워가 간절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녀는 담배를 다 태우고 잠을 청해 볼 생각이었다.
테일러는 입에 담배를 물고는 자유로워진 손을 이용해 차량 앞쪽에 놓인 플라스틱 상자를 다시 집어 들었다. 상자를 열자 주사기와 빈 약병이 보였다. 누군가 손을 댄 것 같지는 않았다. 테일러는 안심의 숨을 내쉬며 상자를 다시 앞쪽에 놓았다. 이미 한 번 주사를 맞았으니 한동안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었지만, 그것은 구하기 힘든 약물이었으며 그녀에게는 꼭 필요한, 중요한 약물이었다. 빈 유리 약병에는 '에스트로젠'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었다.
이제 그녀는 꿈꾸던 자신의 진정한 모습, 여성의 모습을 가진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비밀을 말할 수 없었다. 락스타가 되어 공연을 한다는 꿈을 이루었기에, 성전환자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향한 혐오와 비난의 눈길과 말소리를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호르몬을 주사하는 모습은 남에게 보일 수 없었다. 차라리 마약을 한다는 루머는 견딜 수 있었다.
어느덧 담배를 다 태운 그녀는 담배꽁초를 플라스틱 상자 옆에다가 짓눌러서 불을 껐으며, 피어오르는 마지막 연기를 눈에 담고서 잠을 청했다.
테일러의 등 뒤, 차량의 뒤쪽에는 콘서트에서 사람들이 던진 수많은 브래지어들이 놓여 있었다. 어둠 속에 잠겨 가만히 놓여 있는 브래지어들은 마치 곤히 잠든 것처럼 보였다. 테일러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조수석에 놓여 있던 자신의 검은 브래지어를 집어들어 뒤쪽으로 던졌다. 그녀의 브래지어는 다른 브래지어들 사이로 떨어져 함께 밤의 어둠에 젖어들었다. 브래지어들은 테일러와 마찬가지로 목욕, 세탁이 필요했다. 테일러가 사용할 물건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말이다. 테일러는 그것들을 하나씩 깨끗하게 씻어낸 다음, 트랜스젠더 지원 단체에 비밀리에 기부할 예정이었다. 자신이 한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는 도움을 줄 차례였다. 원하는 정체성을 이루는 데에 필요한 마지막 퍼즐 조각, 테일러는 그것을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과 함께 맞출 것이었다.
습하고 더운 한여름의 밤, 테일러가 잠에 빠진 곳에서 느껴지는 열기는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하늘에서 내리쬐는 아름다운 달빛은 그녀가 누운 차량을 밝게 비추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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