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몸이 먼저 안다.

by 선영

증명할 수는 없지만 대화할수록 컨디션이 다운되는 자리와 반대로 회복되는 자리가 점점 확실하게 느껴진다.

명상을 하게 되면서부터 섬세하게 내 몸과 기분을 알아차리다 보니 차이가 더 뚜렷해진다. 그래서 명상의 기능과는 달리 비교 판단이 더 올라오기도 했지만 그 조차도 알아차림 하다 보면 조금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평소보다 약간 떨어진 체력이 느껴지자 해야 할 일이 잡히질 않았다. 비타민과 레몬차를 왕창 들이마시고 내일은 없는 듯 그냥 잤다. 5시간 후 일어났지만 여전히 속이 니글거리고 눈꺼풀이 무겁다. 등이 굽고 발을 질질 끌며 주방과 서재를 왔다갔다 한다.

7시 반 줌회의 약속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런데 저녁을 간단히 먹고 줌방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보는 순간, 샤샤샥~ 기분이 확 바뀌는 걸 느꼈다. 눈이 크게 떠지고 화면 속 나는 활짝 웃고 있다. 최근 MBCT-L과정을 하고 있는데 50:50 대화 테크닉을 활용하니 지금에 머물 수 있는 대화가 더욱 쉬워졌다. 상대방의 의견을 진심으로 존중하며 그 사람의 의견을 어떻게 하면 더 잘 되게 할 수 있을까 의 차원에서 의견을 내니 수용하는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다. 미세한 알력도 없다. 그저 존중과 감사만 있다. 돈과 상관없는 일은 그 '돈과 상관없는...'이란 말조차 필요가 없다. 그냥 서로가 안다. 우리는 기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것을. 몸도 제 컨디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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