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꼭 먹어야 하는 스프

양파 단 한 개의 완벽한 변신

by 사계한잎

추운 겨울, 체온이 뚝 떨어져 손을 호호 불며 집으로 들어온 날.

들어오자마자 보일러 온도를 내려간 체온을 올릴 수 있도록 조정해 둔다.

찬손을 따뜻한 물에 씻어내고 나서 자연스럽게 주방으로 향했다.

통기성 좋게 올려둔 망에 담긴 양파 한알이 눈에 들어왔다.

겨울이 오면 꼭 한 번은 만들어 먹는 스프

바로 양파스프다.

재료는 단순하다 양파 한 개.

그리고 버터 조금, 치즈 한 줌 그리고 오늘은 바게트까지 있어서 완벽한 조합이라 확신했다.

먼저 양파를 0.5-0.9cm정도?

1cm가 안 되는 두께로 채 썰어준다.

그리고 냄비에 버터를 넣고 양파를 볶기 시작한다.

오늘 스프의 제일 중요한 건 불조절이다.

중 약불로 양파의 숨을 먼저 죽이고 천천히, 정말 천천히 볶아준다.

처음에 하얗던 양파가 투명해지고 노릇해지고 이내 깊은 브라운으로 물들어간다.


양파스프는 정성이 8할이다.

주걱으로 계속 저어가며 눈으로 상태를 확인해줘야 한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금세 타버리니까.

이때 정성과 관심이란 재료를 듬뿍 넣어줘야 한다.

진한 갈색이 완성되면 육수를 붓고 뭉근하게 끓어준다.

집안에 달큰한 향기가 가득 찬다.

오븐용 그릇에 옮겨 담고 바게트를 올린 뒤 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 속으로 넣어준다.

치즈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스프의 깊이가 더 해진다.


오븐장갑을 끼고 조심스레 스프를 꺼낸다.

식탁에 뜨거움이 가득한 양파스프를 올려두고 첫 숟가락을 떠준다.

중앙을 먼저 공략하기 전에 국물을? 먼저 떠서 맛본다. 너무 뜨거워 소리 낼 수밖에 없다.

호로록

이 한입에 벌써 추웠던 밖은 잊힌 지 오래다.

그다음으로 치즈가 듬뿍 모여있는 중앙을 공략한다.

숟가락을 넣을수록 바게트의 폭신함이 양파스프에 더 깊이 스며들고,

들어 올린 한 순가락은 치즈폭포가 일어났다.

뜨겁게 달아올라 용암과 같은 열기에 한번 후후 불어주고 한입


오래 볶은 브라운 양파의 달짝지근함.

육수를 머금은 바게트의 촉촉함.

그 위를 덮은 치즈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

이 모든 게 입안에서 하나고 맞아떨어지는 순간.

오늘의 피곤함과 스트레스가 함께 녹아 사라져 간다.

밖의 온도를 견디고 온 코의 온도가 에러가 나듯 붉어지며 호호 불며 한입 한입 넣었다.

괜히 또 감성에 젖어 플레이리스트까지 틀면

유럽 어느 골목 식당에 와 있는 기분 낭낭하게 피어올랐다.

창밖은 여전히 차갑지만 따뜻하게 하루를 마무리한 한 끼

이래서 겨울엔 양파스프가 제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