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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글 대방출

@그도 사랑이라 여긴다.

by 마담D공필재

영자씨는 남편과 함께 요양원에서 지낸다.


영자씨는 하반신만 못 쓸 뿐 건강한 편이나 남편인 판자씨는 전립선 암에 당뇨가 있으며 소화 기능도 좋지 않아 입원했다가 복귀하기를 반복한다.


최근에도 판자씨는 고열과 구토 증상으로 입원했었는데 별다른 특이점이 없고 염증 수치도 떨어져서 퇴원을 했다. 그런데 영 컨디션이 좋지 않고 소화 상태도 좋지 않더니 어제는 음식을 삼키지를 못했다.


요양원에는 의사가 없어서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온음료를 섭취하게하여 탈수를 막고 활력징후나 컨디션 체크하여 약을 처방해 드리는 정도가 전부이다.


씨에게 어르신 입원 여부를 물었다.


-어르신 음식을 삼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다가 탈수증 올 수 있어요. 음식을 계속 못 드시면 여기서는 달리 해 드릴 것이 없으니 입원을 하셔서 수액 치료도 하시고 필요하면 콧줄을 한다든지 무슨 조치를 해야할 것 같아요.


그랬더니 영자씨


-워머! 냅둬부씨요. 죽게 냅둬요. 나이가 94살인디 콧줄달고 살아서 뭔 영광을 본답디요? 좋은 일 한다시고 제발 저 방에(특별실) 옮겨서 조용히 죽게 냅둬 주씨요. 콧줄 달믄 인자 죽고 자와도 지 냥으로는 못 죽을 거 아니요. 부탁허요 부탁혀!


했다.


알겠다고 아드님과 상의하겠다고 돌아서며 생각했다.


'이도 사랑이지. 암만 찐 사랑이지. 영자씨 말 그른 것 하나도 없소. 내 냥으로 살지도 못하는데 내 냥으로 죽기까지 못한다면 그게 어디 인간의 삶이라 하리오. 과연 지혜로운 분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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