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구경 가자
겨우내 봄을 기다린다.
아침에 일어나면 잠옷위에 따뜻한 가디던 하나 걸치고 밖으로 나가고 싶다.
느릿느릿 정원을 돌아보고 싶다.
고양이가 다가와 번팅을 하면 머리를 쓰다듬고 엉덩이를 토탁이고 싶다.
라디오를 들으며, 겨울을 이겨내고 싹을 올린 장한 식물들을 보고싶다. 무스카리, 히야신스, 튤립...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속삭이고 싶다.
-장해 장해 다시 만나 너무 반가워. 니네도 나도 잘 견디었어.
내가 봄봄거리니 동생이 말한다.
-봄 너무 좋아하지마. 금방 여름이 온다.
그래 당연하다.
그러나 3월에는 봄이 오면 이내 견딜 수 없는 계절, 여름이 온다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왜 주어진 행복에 온전히 충실하지 못하고 다가올 불행을 걱정해야하는가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나는 사과 나무를 심는 대신 오늘의 그저 그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
그런, 아직은 추워서 옷을 켜켜입고 맞아야하지만 3월 12일 오늘 아침, 정원으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