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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시빵가게 Feb 26. 2023

198화. 수탉이 운다_김바다

동시빵가게브런치



요즘 나는 우주생명체에 푹 빠져 있다. 티브이에서 어느 작가가 우주생명체는 우리가 상상하는 초록색 피부에 눈 하나 팔다리가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음악 같은 생명이 없는 것일 수 있다,라는 말에 그때부터 내 주위에 우주생명체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의 눈초리로 탐색하고 있다. 그러다가 김바다 시인의 「수탉이 운다」 시를 읽었다. 옳거니, 나의 상상력이 마음껏 뒹굴 수 있는 이불을 여기에 펴야겠구나! 


수탉은 외계 생명체이다. 수만 년 전에 다른 행성에서 지구를 탐색하라는 지령을 받고 지구에 왔다. 임무를 맡은 수탉은 매일 밤 0시 52분에 자기가 살던 행성에 신호를 보낸다. 그래서 새벽 4시에 새벽을 깨우듯이 우렁차게 우는 다른 수탉과는 다르다. 꼭 0시 52분에 가냘픈 소리로 운다. 누군가를 깨우면 안 된다. 누군가가 알아채면 안 된다. 가냘프고 길게. 


"꼬~오오끼~이이오~오오~~"


그 소리가 가늘고 길게 새까만 밤하늘을 찌른다. 매우 복잡한 신호와 정보를 담고 밤하늘을 가로질러 우주를 지나 수탉이 온 행성까지 뻗는다. 수탉은 5분 동안 밤하늘을 지켜본다. 조용한 밤하늘에 깜빡깜빡 불빛 신호가 보이면 잘 도착했다는 신호이다. 그 신호를 확인하고 0시 57분 수탉은 만족한 듯 잠이 든다. 오늘도 임무 완수.




서경옥(동시 독자) : 책 읽기도 좋아하고 시 읽기도 좋아하고 상상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수탉이 운다」 시 감상문을 쓰며 맘껏 상상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언젠가 저도 독자들이 저의 시를 읽고 맘껏 상상할 수 있는 시를 쓰고 싶어요. 그런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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