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죄가 없다
연매출 300억을 기록한 어느 CEO가 자사의 직원들에게 '고급 커피는 자제하라'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그분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매일 마시는 커피 값도 절약하여 부자 되라는 것이다.
예전에도 ‘매일 마시는 커피 값을 절약하여 주식투자를 하라’고 언론과 인터뷰하셨던 존리 대표님(전 메리츠자산운용 CEO)도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절약을 거론하신 적이 있다.
과연 커피 값을 절약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커피는 죄가 없다
언론에서 접한 두 대표님의 주장은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러나 다른 편으로는 좀 인간미가 없어 보인다.
내가 커피 업계의 종사자라서 이런 주장을 하는 건 아니다. 개인적으로 커피 값을 아낀 사람들 중에서 부자를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내 주위 사람들은 매일 커피를 즐기면서 돈만 잘 번다.
물론 적은 돈도 누구든지 꾸준히 절약한다면 나름 어느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거다. 그러나 돈을 아주 많이 버는 것은 이야기가 좀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자산을 확장하려고 노력한다.
그렇기에 커피 마시는 것을 줄이면서 돈 절약하는 것보다 올바른 투자방법(주식, 부동산 등)을 통해 큰돈을 벌 수 있도록 고기 잡는 법을 정석으로 배워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즐거운 인생과 동반할 거다.
돈은 좋은 거다
오랜만에 돈 이야기에 대한 기사 때문인지, 돈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써 본다. 사람마다 돈에 대한 가치관과 기준이 달라서 돈에 대해 언급하기가 조심스럽지만, 내 경우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바로 ‘돈으로 대체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내와 함께 파리에 여행 가서 루브르박물관에 걸린 모나리자를 보더라도, 혹은 파리지앵처럼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다고 해도 돈이 필요하다.
심지어 프랑스 파리행 왕복 비행기 값과 체류기간 동안의 호텔 숙박비까지 생각해 보면 돈은 참 많이 든다. 이렇게 돈은 내게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시간과 장소에서 좋은 추억까지 선물해 주는 고마운 녀석이다.
하지만 돈은 역시 사람에게 많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물론 어떤 이들에게는 절약하는 습관을 통해 목돈을 만들어 목표를 성취하는 것도 나름 큰 의미가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 일수록 돈의 절약과 모음에 중심으로 두는 것보다 그 돈으로 인생의 경험을 확장시키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 단언컨대 그 경험은 돈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로 변할 것이다.
오죽하면 노인들께서 ‘젊고 건강했을 때 좋은 곳을 많이 다니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나? 그분들도 막상 노인이 되어보니 산해진미도 무의미해지고, 두 다리에 힘없으니까 그동안 절약해서 모은 돈도, 세계 여행도 이제 큰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혹자는 열심히 일해서 한 푼이라도 돈을 더 모아서 나중에 편하게 지내라는 사람도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 중에 의외로 노인들은 없었다.
나에게 돈이란 어떤 과정의 결과물일 뿐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돈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에 돈 모으는 재미가, 혹은 그것을 통한 안정적인 노후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미래는 알 수가 없다. 그리고 누군가는 내일이란 선물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온 우리들에게 커피 한 잔을 즐길 여유도 없는 삶은 너무 각박하지 않을까?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값, 나는 이것을 절약해서 부자되기보다 사람들과 커피톡하면서 재미있게 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