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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오픈 전 첫 번째 고객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by 마님의 남편


이른 아침부터 내 눈을 비비며 의심하는 사건이 생겼다. 모닝커피를 마시며 브런치스토리에서 뜬 알림을 확인하던 중 어떤 브런치 작가분께서 빈식스커피를 구매했다는 메시지를 봤기 때문이다.



빈식스커피 첫 번째 고객님, 브런치 작가 은정님의 댓글



헐... 아직 온라인 쇼핑몰을 론칭을 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사셨지? 의문이 갑자기 드는 순간, 며칠 전 쇼핑몰 오픈 전 테스트를 위해 잠시 판매 부분의 경로를 열어 놓았던 기억이 번개처럼 스쳤다. 그래서 이분은 오늘 내 실수의 틈을 비집고 결제한 거다.


사실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하는 분들을 위해 공사 중이라는 팝업도 눈에 뜨이게 설정해 두면 아무도 안 사겠지 생각했던 나의 방만한 태도가 오늘은 이렇게 좋은 선물 안겨 주었다. 인생이란 꼭 완벽한 것 좋은 것이 아님을 새삼 느낀다. 게다가 갑자기 주문하신 고객님 덕분에 쇼핑몰에 숨겨져 있던 오류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오늘은 이분께 감사한 날이다.



첫 번째 손님

오늘 나에게 선물이 되어 주신 분의 정체는 브런치스토리 작가 '은정'님이다. 그녀의 프로필에서 지난 25년 동안 학원에서 운영(또는 강의)하셨던 삶의 흔적을 살며시 볼 수 있었고, 인생의 후반전은 작가의 삶을 꿈꾸는 작가 지망생인 듯하다.


은정 작가님은 내게 '커피는 절대 끊을 수 없는 유일한 사치’라는 댓글을 남기셨다. 본디 사치란 말은 자신의 형편보다 비싼 것을 경제적 개념 없이 사는 사람에게 적합한 표현인데, 이 분에게 커피는 사치가 아닌 분명 사랑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은정 작가님의 표현은 내게 마치 백화점에서 천만 원짜리 샤넬백을 쇼핑한 고객보다 더 아름답고 향기로움을 쇼핑하신 것처럼 느껴진다.


잠시 은정님이 출간 작가가 되는 그날을 생각해 봤다. 이분의 책 이름도, 내용도 전혀 모르는 상태지만, 책을 출간한 그날의 설렘은 그녀보다 먼저 작가의 삶을 걷고 있는 나이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내 책을 처음 출간했을 때의 그날, 그리고 그 책이 교보문고의 신간 코너 매대 위에 버젓이 자리 잡고 있었을 때의 그 설렘은 여전히 달달하다.


그래서 그런지 은정님이 책을 출간하면, 비공식적이라도 그 책을 내가 제일 먼저 사고 싶고, 그녀의 기쁜 날을 함께 축하해 드리고 싶다. 그러면 내가 오늘 은정님께 받은 그 따뜻한 마음의 감동을 조금이라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런치작가 은정님께 선택받은 빈식스 드립백 시그니처다.



아참, 오늘 은정님이 주문하신 커피는 빈식스 드립백 시그니처다. 그녀가 어떤 커피를 구매했까 많이 궁금했었는데 선택한 상품을 보면서 탁월한 선택을 하셨다는 생각한다.


이 커피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커피로 분류되어서 그런지 나도 출시 전부터 애착을 가지고 있는 커피다. 또한 애초에 나부터 즐겨 마실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스페셜티커피를 기본으로 블렌딩 하여 레시피를 만들었다.


게다가 아내와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에게도 선물로 사용할 것이니 당연히 좋은 원두를 쓸 수밖에 없고, 신선도나 품질 등 기타 사항도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는 좋은 커피다.


패키지 경우 하늘색을 메인 색상으로 정했는데, 그 이유는 이 커피가 파란 하늘과 푸르른 바다를 건너 전 세계로 수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았기 때문이다.


문득 시그니처 커피 레시피를 검토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당시 구글 AI제미니를 활용해 커피 레시피를 분석하던 중 그 녀석은 뜬금없이 초콜릿과 와인이 결합된 좀 독특한 콘셉트의 풍미를 제안했다. 어떻게 보면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가지의 풍미에 대해 잠시 염려도 했지만, AI가 더불어 추천한 다른 특징을 가진 원두들과 함께 블렌딩 해서 맛을 본 순간! 내가 찾던 수준의 은은한 산미 그리고 플로럴과 베리류의 맛과 향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기에 커피 레시피로 즉시 낙점했다.


이렇게 구글 AI 제미니는 우리 브랜드 레시피에 크게 기여를 했으나 이 녀석은 커피를 못 마시는 프로그램이다. 혹시나 나중에 이 녀석을 개발한 구글의 대표님이나 혹은 직원을 만나게 되면 빈식스 커피 레시피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하여 빈식스커피를 포상으로 줘야겠다.



은정 작가님은 이벤트 중인 '빈식스커피 검증작전'으로 드립백 커피를 특가로 사셨다.



이날 오후, 빈식스커피의 첫 고객이 되어 주신 은정 작가님께 택배가 발송되었다는 알림이 울렸다. 그분이 이 커피를 드실 때 그저 단순한 커피가 아닌 빈식스 커피를 연구한 내 마음도 잘 전달되면 좋겠다.


이제 은정 작가님 외에 수많은 고객들의 만남을 통해 빈식스커피가 판단받게 된다고 생각하니 잠시 마음이 덤덤해진다.


부디 심혈을 기울여 만든 커피 레시피가 많은 고객님들의 취향에 맞아 사랑받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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