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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이엠 코리아 커피

빈식스쇼핑몰 신장개업

by 마님의 남편


내 이름은 빈식스. 나는 한국 커피다. 아니구나 생두는 수입산이니 정정하여 다시 표현한다. 나는 대한민국 커피 브랜드 빈식스(BEANSIX)다.


나는 오늘부터 세상 사람들을 만나러 다닐 커피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지금은 비록 유명하지 않은 흙수저 브랜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들 나의 매력에 빠질 것이라 믿는다.


도대체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일단 이 커피를 마셔 보라. 그러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원두커피는 달달한 국민 커피 ㅁㅅ커피믹스를 하루 평균 3잔씩, 30년 이상 즐겨 마셨던 한 여성(아내)의 입맛을 순식간에 바꿔버린 마법의 커피 레시피를 가지고 있다. 요즘 그 회사 매출이 팍(?) 줄어든 것은 아마도 이 커피가 한몫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본다.


이 커피 레시피는 구글의 AI(인공지능) 제미니와 협업해서 만들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자면 AI랑 오랫동안 커피챗하며 놀면서 만든 연구 결과물이다. 아무튼 이 AI를 개발한 구글 임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신장개업


빈식스커피 공식 인터넷쇼핑몰은 오늘 오픈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오픈’을 신장개업이라고 부르면 맞을듯 싶다.


‘신장개업’이란 단어는 보통 가게를 창업할 때나 혹은 오래된 점포의 내부를 새롭게 인테리어 하고 개장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예전엔 인근 상업지를 거닐면 가끔씩 볼 수 있었는데, 요즘엔 불경기로 인해 창업을 잘 안 하는지 혹은 신규 오픈 등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여 사용해서 그런 지는 몰라도 이 단어를 통 보지 못한 것 같다.


참고로 우리나라만의 신장개업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시루떡’을 돌리는 거다. 예전에는 개업하신 사장님이 인근 가게나 가까운 이웃들에게 직접 따뜻한 떡이 담긴 접시를 돌리면서 개업 인사를 드렸는데, 요즘엔 주위에서 창업자를 못 봐서 그런지 개업 떡 구경한 지가 무척 오래된 것 같다.



시루떡은 커피랑 먹어도 맛있다.



아무튼 누군가가 내게 개업 선물을 뭐 준비할지 물어본다면 시루떡을 강력 추천한다. 평소에 내가 이 떡을 즐겨 먹지는 않지만, 과거 누군가에게 건네받았을 때 느꼈던 그 따뜻함이 좋아서 그런 듯하다.


오래전부터 개업한 사람들이 시루떡을 돌리는 이유는 ‘붉은색 팥이 강한 양기를 내어 음기인 잡귀를 쫓아낸다’고 생각한 관습적 사고와 ‘따뜻한 떡을 이웃과 나눔으로 서로 배려하며 지내자’라는 좋은 뜻이 담겨 있다. 사랑이란 본디 따뜻함에서만 나타나는 것이기에 따뜻한 음식을 나눔으로 그것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은 문화라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나는 이렇게 좋은 창업 문화를 시행하지 않고 조용한 신장개업을 선택했다. 이는 인터넷쇼핑몰이 공식적으로 회사의 창업이 아닌 신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볼 때 신장개업인 것은 분명 틀림없다. 그래서 몇 주전부터 마케터로 잠시 변신하여 온라인 쇼핑몰 론칭 이벤트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도 해봤다. 그냥 별도의 예산을 편성하여 구매자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증정할까 검토했지만 이내 다시 생각을 접었다.


런 결정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첫 번째는 최소 1년 정도는 베타 테스트를 거쳐야 프로젝트였기에 광고 판촉비에 대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였고, 그다음은 이 프로젝트가 카페 같은 점포형 사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프로젝트를 점포형으로 시작했다면, 많은 지인들께 신장개업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축하를 받았을 거다. 그리고 인테리어가 멋지게 완성된 카페에서 향기로운 커피와 생크림 케이크 등을 먹으며 빈식스커피의 밝은 미래에 대해 상상하며 수다를 떨고 있었겠지.


사실 오프라인에도 카페를 오픈하여 운영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요즘같이 소비가 침체된 불경기에서 잘못된 사업 판단을 하게 되면, 그 손실과 더불어 스트레스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밖에 없기에 카페 오픈은 잠시 미루기로 했다.


한편, 온라인쇼핑몰 창업을 해 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온라인 비즈니스도 절대로 만만치 않다. 이는 오프라인이던 온라인이든 간에 비즈니스를 준비하는 것은 결국에 사람이 다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온라인 비즈니스가 한결 더 쉬웠다는 말은 하는데, 그건 이미 지나간 시간을 뒤돌아보면 그때가 쉬워 보이는 것뿐이지, 지나왔던 과정이 힘들었던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름 자신만만하게 생각했던 나조차도 온라인쇼핑몰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특히 나의 건방진 업무 준비 태도에 비례한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계속 겪어야 했다.


앞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또 얼마나 시행착오를 겪게 될지 모르지만, 그때마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면서 스트레스는 훌훌 털어 버릴 거다.



한국인은 겨울에도 역시 아아다! @ freepik.com



아무튼 오늘은 개인적으로 기쁜 날이다. 공식적으로 빈식스커피가 진짜 고객들을 만나려고 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료 광고나 홍보를 집행하지 않았기에 진짜 소비자들은 많이 만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한결같이 응원해 준 아내와 가족들, 그리고 지인들의 소소한 축하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그래도 혹시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된다면 한 마디씩 더 축하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어느 날 인연이 닿는다면 그분들과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 한 잔 사 드리며 소소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빈식스커피 공식쇼핑몰 : https://www.beansixcoffee.com

오픈기념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커피 좋아하시는 작가님이라면 한 번 들려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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