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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님의 남편 Aug 07. 2021

#칭찬은 정말 남편을 춤추게 할까?

<기막힌 결혼생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다. 한국에서는 2003년도에 출판이 되었으니 나름 꽤 오래된 책이다. 이 책은 독서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제목만큼은 익숙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신문, 방송 등 거의 모든 언론에서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한 지인이 내가 읽고 있던 이 책의 제목을 보자 “도대체 고래에게 어떤 칭찬을 했길래 춤을 추게 된 건지, 고래가 무슨 칭찬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는지, 칭찬의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고래가 칭찬을 하고 받은 상은 무엇이었는지” 등 난감한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그의 질문에 나는 대답 대신 책을 빌려주었다. 나도 궁금하니까 먼저 읽고 답을 알려 달라고. 아무튼, 지인의 고래에 대한 질문을 떠나서 여전히 내 기억에 남아있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인 ‘칭찬’은 책 제목에 두 글자로 잘 표현한 것 같다.


칭찬이란 내가 타인의 좋은 점이나 착한 일, 혹은 성과 등을 높이 평가해 주고 싶을 때 사용하는 좋은 말이다. 물론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도 스스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 세상에 칭찬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칭찬을 단 한 번도 안 받아 본 사람도, 안 해본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칭찬에 인색한 사람과 칭찬을 잘 못 사용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당신이 칭찬받았을 때를 잠시 떠 올려 보자. 기분이 어떤가? 좋은가? 나도 칭찬받는 것을 좋아한다. 칭찬받는 것은 애나 어른이나 반려견이나 할 것 없이 모두 다 좋아할 것 같다. 이것은 칭찬을 통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상대방에게 전해질 때 기쁨으로 바뀌고, 느끼기 때문이다.


Photo by T.R Photography on Unsplash


어느 날, 예쁜 반려견을 키우는 지인 부부를 동네 공원에서 만난 적이 있다. 나는 지인의 부인이 반려견에게 이런저런 명령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잘했다는 칭찬과 스킨십 그리고 먹이 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려견은 그 순간 마냥 행복해 보였다. 그러나 이 모습을 보고 있던 남편은 부인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 녀석이 나보다 낫구나.” 


그의 말과 얼굴 표정을 통해서 나는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졌다. 아마도 이 남편은 결혼생활 중 부인에게 따뜻한 칭찬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았다. 한 마디로 개 만도 못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좀 안타까웠다.


오래전 읽었던 신문기사에 칭찬에 관련된 글이 있어 소개한다. 보편적으로 한국인들이 서양 사람들보다 칭찬에 다소 인색하다는 내용이었는데, 그 이유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었는지, 그냥 사람들의 성격차이 때문이었는지는 잘 기억은 안 난다. 다만, 내 생각엔 한국 사람이 칭찬하는 것에 인색한 것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이 말은 결국 우리가 일상에서 칭찬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칭찬할 때는 물론이고, 칭찬받는 사람조차도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러나 이건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니다. 이 문제는 칭찬하고, 칭찬받는 것에 대해 좋은 습관을 기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우리에게 칭찬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칭찬할 일은 찾으면 넘치고, 또는 일부러 만들 수도 있다. 다만, 그동안 우리는 살면서 칭찬할 것들을 찾지 않았을 뿐이고, 칭찬의 타이밍을 놓쳤을 뿐이다.


그러면, 당신의 결혼생활은 어떠한가? 서로에게 칭찬이 넘치는가? 만약, 이 질문에 당신이 묵비권을 행사한다면, 당신의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사랑이 넘치는 부부사이는 칭찬과 격려가 듬뿍 담긴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부부싸움이 잦은 부부들의 경우 비판과 삿대질이 넘치는 대화를 주고받는다.






나는 세상의 어떤 부부들을 만나더라도 현재의 결혼상태가 원만한지, 그렇지 못한 지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바로 칭찬이다. 부부들에게 서로를 칭찬해 보라고 하고, 나는 그저 그들의 반응만 지켜보면 된다.  이때 사랑이 넘치고 관계가 좋은 부부들은 서로 칭찬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지 않다. 오히려 얼굴에 웃음 꽃만 가득 핀다. 그러나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는 부부들에게 칭찬하는 것은 굉장히 어색한 하고, 매우 불편한 행동일 것이다. 오히려 그들에게는 침묵과 비판과 서로를 향한 삿대질이 더 친숙하고, 편할 수 있다. 이런 행동이 그들의 뇌와 몸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부부들의 결혼생활을 일일이 다 확인해 보지 않더라도 그들은 칭찬과 격려보다 상대에 대한 비판이나 질책, 무시 등을 동반한 부정적인 언어와 행동을 굉장히 많이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한 그들에게 이런 모습은 이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부부들은 왜 서로에게 칭찬 대신 비수를 꽂고, 마음의 상처를 주면서 같이 살고 있을까? 혹시 그들에게 이런 것을 즐기는 독특한 취향이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상대가 아픈 만큼 성숙해지길 원하는 것일까? 만약에 당신이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당신을 절대로 존중해 줄 수 없다.


당신의 남편과 아내는 지금 당신의 칭찬에 굶주려 있다. 좋은 부부관계를 만들려면 서로 간에 좋은 감정과 이미지가 마음에 각인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쌓여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먼저 칭찬으로 하나씩 치료해야 한다. 물론 당신이 처음 칭찬을 시도할 때는 조금 어색할 것이다. 게다가, 당신의 칭찬이 남편과 아내에게 빈정거림으로 들리게 될 수도 있고, 이제 좀 그만해 달라는 요청도 받을 수도 있다. 이건 그만큼 부부간에 생긴 상처가 크고, 깊다는 것이며, 당신의 말에 진정성이 안 느껴지는 이유인 것이다.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말자. 당신은 그저 진정성을 담은 칭찬을 계속 시도하면 된다. 당신의 칭찬이 효과를 나타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다. 당신에게 두통이 생겨 약을 먹었을 때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당신의 아내와 남편도 아픈 곳이 나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당신의 눈에는 안보이겠지만, 당신의 칭찬들은 당신을 위해 대신 일하고 있다. 당신의 남편과 아내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깊은 곳까지 모두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당신은 조금만 기다려라. 당신의 칭찬을 통해 다시 마음 문이 활짝 열린 남편과 아내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서 누구나 칭찬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첫 번째, 감사의 마음을 담아 표현하라.

당신이 누군가를 칭찬하기 전에, 먼저 당신의 마음에 감사함이 담겨 있어야 한다.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이 남아 있는 경우 당신에게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칭찬을 기대하기 어렵다. 진정성은 상대방이 감정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속이기가 쉽지 않다. 설령 잠시 속인다 하더라도 당신의 행동을 통해 금세 밝혀 질 것이다.

진정성은 당신이 상대방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품으면 스스로 성장한다. 그러나 이런 감사하는 마음을 단순히 당신의 마음에 담아 놓은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 상대방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반드시 말 또는 행동이나 다른 방법으로 전해야 된다. 당신이 남편과 아내에게 전한 감사 표현은 아주 효과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칭찬할 내용을 찾고, 없으면 만들어라.

남편과 아내에게 칭찬을 하려면 칭찬할 일들이 필요하다. 크고 감동적인 일들로 칭찬하면 더 좋겠지만, 아주 사소한 것부터 칭찬해도 좋다. 예를 들어 당신의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남편, 오늘도 도와줘서 고마워.”라는 말을 했다고 치자. 당신의 남편은 이 칭찬 한 마디로 인해 하고 있는 설거지를 더 깨끗하게 끝낼 것이다. 이는 당신의 칭찬이 남편의 손에 동기를 부여했기 때문이고, 남편의 손에 맡겨진 식기들은 더 깨끗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간혹 남편이나 아내에게 칭찬할 것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그들에게 칭찬할 것이 없는 것일까? 나는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편이나 아내의 행동과 말에 이미 상처를 받은 당신이 칭찬할 것들을 찾기 싫어할 뿐이다. 당신이 정말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한다면, 당신은 남편과 아내의 행동에서 반드시 칭찬할 것들을 찾아야 한다. 설령 당신의 남편과 아내가 여전히 너무 미워서 아무것도 칭찬할 것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미워하는 것도 사랑이다. 이런 경우에는 당신이 칭찬할 내용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먼저 사용해 보자.


예를 들어 당신과 남편은 요즘 많이 불편한 관계이다. 그러나 오늘 아침 당신은 큰 마음을 먹고, 출근하는 남편을 향해 “오늘 굉장히 멋있는데? 잘 다와.”라는 말을 한다. 남편은 평소에 칭찬이라 고는 전혀 없던 당신이 던진 그 한마디 말 때문에 온종일 직장에서 당신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혹시, 아내가 어디 아픈가?’하고 말이다. 남편의 이런 반응은 당연한 것이다. 당신의 행동이 평소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당신의 칭찬이 자주 반복된다면 남편은 아내의 칭찬에 익숙해질 것이고, 매일 기분 좋은 출근길과 더불어 행복한 직장생활의 하루를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적절한 칭찬의 타이밍을 찾아라.

보통 사람들의 칭찬은 어떤 결과에 대한 성과만 칭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칭찬의 기본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성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성과는 과정과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일 뿐 칭찬받아야 하는 것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림픽 대회에 참가해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이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싶지 않을까? 올림픽 대회에 참가한 선수라면 누구나 좋은 성과를 내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을 원하고 상상한다. 이는 선수라면 당연한 마음인 것이다. 

하물며, 결혼이란 더 크고 중요한 대회에 함께 출전한 당신의 남편과 아내의 마음은 어떨까? 행복이라고 불리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고, 기뻐하기를 원한다.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여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뿐이다. 당신에게 헌신하고 있는 남편과 아내를 위해 칭찬의 금메달을 하루라도 빨리 걸어 주어야 한다.


결혼생활 동안 불편한 부부관계로만 살았던 노부부에게 남편의 죽음을 앞둔 임종의 시간이 찾아왔다. 아내는 평생동안 싸웠지만 그동안 같이 살아온 정도 있고, 미안한 마음도 들어서 멋진 칭찬의 메달을 하나 만들어 왔다. 그리고 “여보, 그동안 고마웠어요.”라고 말하며 메달을 걸어 주었다. 그러나 이 부인이 남편에게 걸어 준 메달은 칭찬의 메달도, 감사의 메달도 아니다. 그저 임종을 앞두고 행동한 후회의 메달일 뿐이다. 이때는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다. 칭찬은 두 사람이 함께 살며 지내는 결혼생활 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은퇴한 운동선수에게 걸어 주는 메달의 의미는 공로패라는 것을 잊지 말자.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결혼생활 중 당신의 남편과 아내에게 칭찬할 일이 생기면, 그 즉시 칭찬의 메달을 걸어 주어라. 그리고 그 일에서 대해 느낀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해라. 그러면 당신과 결혼한 사람에게 최고의 동기부여를 하게 된다.


Photo by Suhyeon Choi on Unsplash


네 번째, 구체적으로 칭찬을 하자.

당신의 남편이나 아내에게 거창하고 포장된 칭찬보다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칭찬을 할 때 그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당신의 남편이 헤어 스타일의 변화를 주고자 미용실에 다녀왔다. 미용실을 다녀온 것이 칭찬받을 일은 아니지만, 눈치가 빠른 당신은 바뀐 헤어 스타일을 보고 이런 칭찬을 해 주었다.


“헤어 스타일이 멋지게 바뀌었네!” 

물론 이런 포괄적인 표현의 칭찬도 안 해 주는 것보다 좋지만, 센스 있게 한 걸음 더 칭찬을 발전시켜 보자.


“헤어 스타일을 바꾸니 얼굴이 확 살아버리네!” 

센스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전자의 칭찬이나 후자의 칭찬이나 둘 다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두 문장을 잘 비교해 보면 좀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다. 후자가 좀더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아내에게 “나 예뻐? 근데 어디가 예뻐?” 이런 말을 자주 들어 봤을 것이다. 이때 “다 예뻐”라고 말하는 남편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런 표현은 좀 성의가 없는 답변이다. 이 질문을 한 아내는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당연히 안다. 다만, 남편의 답변을 통해 남편이 지금 자기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섬세한지 다시 들어 보고 싶은 것이다. 이럴 때는 “다 예쁜데, 오늘은 눈이 더 예쁜 것 같아”라고 구체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이 표현에는 아내가 원하는 모든 답이 들어 있다. 특히 아내가 예쁘다는 정답은 기본적으로 들어 있으며, 게다가 ‘오늘도’와 ‘눈’이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통해서 이 순간 남편이 아내를 잘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 것이다.


당신은 이런 구체적인 칭찬을 사용해서 남편과 아내의 기분을 더 좋게 해 줄 수 있다. 이런 구체적인 칭찬을 들은 남편과 아내의 반응은 어떨 것 같은가? 당연히 당신에게 좋은 감정과 표현을 담아서 칭찬은 물론이고 여러 가지 포상도 줄 것이다. 이런 칭찬의 선순환은 결혼생활에 좋은 윤활유가 되어 줄 것이고, 매 순간 행복의 금메달을 서로에게 걸어 주게 될 것이다.


옛말에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했다. 그러나 칭찬은 하나도 쓰지 않고 효과 좋은 약이다. 부부간에 칭찬을 많이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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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이미지: Photo by Scott Broom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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